카뱅 2대 주주 한국금융지주, 부담 덜고 시너지 '업'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한국금융지주 (65,400원 ▲800 +1.24%)가 카카오뱅크의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2대 주주로 내려오지만 업계는 오히려 긍정적인 점에 주목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자본 확충 등을 통한 사업 다변화와 함께 시너지 모색의 길도 클 것으로 기대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중 16%인 4160만주를 주당 5000원(총 2080억원)에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카카오가 한국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공동출자 약정을 통해 카카오가 원할 경우 최대 16%까지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지분을 처분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3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고 한국금융지주는 34% -1주로 2대 주주가 된다.

지분취득 시기는 카카오 (48,050원 ▲550 +1.16%)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동일인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심사)승인 이후가 될 전망이다. 최근 법제처는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있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무관하다는 해석을 내려 업계에서는 조만간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승인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지분율 하락으로 향후 자본 투여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2016년 1740억원을 최초 출자한 이후 2017년 8월 2900억원, 2018년 3월 1860억원 규모로 각각 유상증자에 참여해 그동안 총 6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2대 주주의 지위는 유지되기 때문에 시너지 창출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한국금융지주의 주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와의 이벤트 연계로 90만좌가 넘는 비대면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등 첫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 1분기 흑자로 돌아선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에 가입 고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동안 26주 적금, 모임통장 등 새로운 상품으로 이슈 몰이를 했던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자본확충의 길마저 활짝 열리면서 신사업 등 본격적인 사업 확대가 가능해졌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이 하락해 향후 증자와 본격 영업이 개시되는 신호탄으로 보여진다"며 "향후 한국금융지주와의 시너지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판단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증권업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인 저축은행·캐피탈 등과 함께 다방면으로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