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샌드박스 반년, 81개 신산업 활로 열어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사진=홍봉진 기자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된지 6개월만에 수소충전소와 AI(인공지능) 보험판매 등 81개 과제가 승인돼 목표치(연간 100건)를 80% 넘게 달성했다. 정부는 자금·판로개척 지원 등을 통해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한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관련 특허권 심사기간을 13개월에서 2개월로 줄인다.

16일 국무조정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는 한국형 규제샌드박스 시행 6개월만에 과제 81건을 승인해 올해 목표치를 80% 넘게 달성했다고 밝혔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규제샌드박스 과제 접수부터 심사까지 평균 44일이 소요돼 영국 등 해외평균 180일보다 빠른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과제 98%가 시장에 출시되거나 실증테스트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유망 산업·기술이 신속하게 시장에 나올 수 있게 규제를 적용하지 않거나 유예해주는 제도다. 제품·서비스를 시험·검증하는 동안 제한된 구역에서 규제를 면제하는 실증특례와 일시적으로 출시를 허용하는 임시허가로 구분된다.

◇공유주방·AI 보험판매·도심 수소충전소…샌드박스로 첫발=도심내 수소충전소는 규제샌드박스 1호 사례다. 수소충전소는 토지용도제한 등 입지규제 때문에 이용자가 많은 도심에 설치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국회 부지는 입지제한이나 도시계획시설 지정없이 국유지를 임대하기로 했고, 양재수소충전소·탄천물재생센터는 도시계획시설 지정과 서울시 소유 토지 이용제한에 예외를 각각 인정했다.

공유주방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규제가 풀린 대표적 사례다. 주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청년·취약계층 창업을 돕기위해 허용됐다. 당초 B2C(소매)만 허용됐던 공유주방은 이달 실증특례서 B2B(도·소매)로 확대됐다.

이밖에도 AI 보험판매, 빅데이터 부동산 시세평가 등 37건(전체 46%)의 혁신금융 관련 규제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해결됐다. 택시동승, 손목형 심전도장치 활용 심장관리 서비스, 비의료기관 유전자 검사 확대, 이동형 VR(가상현실) 트럭 등도 샌드박스의 성과다. 지역특구는 이달말 첫 사례가 발표된다.

◇규제만 풀고 끝? '시장출시·판로확보' 사후지원 강화=정부는 규제샌드박스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특허 심사기간 단축(13개월→2개월), 자금·판로개척 지원, 공공조달 자격 허용 등 사후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노 국무조정실장은 "규제샌드박스는 신산업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제도라 특허권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실증특례기간 동안 특허취득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심사기간을 13개월에서 2개월로 대폭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사업화 자금지원에는 기업당 1억2000만원씩 총 64억원이 지원된다. 해외진출, 사업화 등을 위한 멘토링도 실시된다. 내년에는 규제샌드박스 융합신제품 인증기술 개발 사업을 시행해 기술·인증기준이 없어 제품출시를 못하는 상황 없도록 할 계획이다.

패스트트랙 심사제도와 부가조건 변경 요청제, 법령정비 요청제도 또한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자료=국무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