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전시업체 "코트라, 두바이엑스포 용역에 中企 배제"

(앞줄왼쪽부터)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의 박석중 감사, 박명구 이사장, 정호진 피앤 이사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코트라가 내년도 아랍에미리트에서 개최하는 '2020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의 전시·운영을 둘러싸고 소송 등 갈등이 불거졌다. 해당 용역이 중소기업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판로지원법)에 따라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 품목이지만 코트라가 예외조항을 적용해 대기업인 이노션과 계약하면서다.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이하 전시조합)은 1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연출 및 제작설치 용역은 판로지원법에 따라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 제품"이라며 "하지만 코트라가 예외조항을 적용해 대기업인 이노션의 입찰을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코트라는 해당 용역 입찰 과정에서 예외조항을 적용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을 두지 않았다. 두바이 엑스포가 국가 이미지 홍보를 위한 3대 국제행사 중 하나로 대기업·중소기업을 떠나 경쟁력 있는 업체를 선정할 필요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또 전시뿐 아니라 현장운영과 문화행사도 종합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만큼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의 예외를 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시조합 측은 "2010 상하이 엑스포, 2015 밀라노 엑스포, 2017 아스타나 엑스포 등 그동안 한국관 전시연출에서 중소기업이 참여해 사업을 성공시켰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본 입찰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도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해석해 코트라에 공문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코트라가 처음부터 이노션과의 계약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시조합 측은 "(예외조항에도 불구하고) 입찰 결과 협상 1순위로 중소기업체인 피앤이 선정됐지만 협상 기간인 14일 이내에는 답변할 수 없는 80여가지 사항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영상장치 시뮬레이션과 기술 검증자료 등 통상적으로 업체가 14일 안에 준비할 수 없는 사항을 검증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전시협회 측은 "협상 연기를 요청하는 피앤의 요청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통보한 후 2순위인 이노션과 협상을 개시, 협상 기간이 끝나자마자 계약을 체결했다"며 "입찰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코트라 측은 "제안서를 준비하는 40여일동안 당연히 검토돼있어야 할 내용이었다"며 "내용 자체도 심사 당시 평가위원들이 구현 가능성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한 검증요구였고 발주처로서는 당연히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1순위 협상대상자였던 피앤은 해당 용역 입찰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코트라의 요구사항이)과도한 기술협상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의도적으로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을 판결했고 현재 항고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