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정보 알린 현직 경찰, 첫 재판서 "성접대 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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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경찰 출신 성매매 업주에게 단속정보와 수사상황 등을 흘리고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들이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16일 구모 경위(44), 윤모 경위(50), 황모 경위(53) 등 9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구 경위는 태국여성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전직 경찰관 등 업주들과 유착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수뢰후부정처사, 허위공문서작성, 공무상비밀누설, 직무유기 등이다. 윤 경위와 황 경위 또한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이들은 모두 성매매 단속 부서의 근무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 경위 등은 심지어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전직 경찰 박모씨(55)가 지명수배 중에 업소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수시로 만나고 연락하며 검거하거나 단속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일부는 박씨가 운영하는 성매매업소를 함께 방문해 향응을 제공받았을 뿐만 아니라, 태국여성을 불법고용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단속한 직후에는 해당 업소를 찾아 박씨를 만나는 등 유착관계를 맺고 비호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사전에 단속정보를 누설하고, 이미 단속을 한 경우에도 업주의 부탁을 받고 수사상황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바지사장을 마치 현장에서 체포하고 증거물을 압수한 것처럼 현행범인체포서, 압수조서 등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행사한 혐의도 받았다.

이날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윤 경위 측 변호인은 "박씨가 지명수배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수뢰한 사실도 없으며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지도 않았다"며 공소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황 경위 측 변호인 또한 "공소사실을 전체적으로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성매매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없어서 수뢰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황 경위의 지위나 권한을 봤을 때 직무유기로 처벌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구 경위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수뢰후부정처사 혐의와 관련해서는 정황상 대가관계 등 법리적으로 부인한다"고 말했다.

태국여성 성매매업소을 운영한 박씨 측 변호인은 "성매매 알선과 관련한 혐의는 대부분 인정하지만 범인도피교사와 뇌물공여는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으로 근무하던 박씨는 이른바 '룸살롱 황제'로 불리는 이경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명수배돼 도피생활을 하던 중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인근에 은거지를 마련하고 성매매업소를 운영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현직 경찰 때부터 알고지내던 다른 성매매업소 업주들과 함께 서울에 6개 업소를 운영하면서 태국여성들을 불법 고용하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단속에 대비해선 바지사장을 내세워 대신 처벌을 받도록 해 그간 법망을 피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바지사장을 내세워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구 경위에게 성매매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51), 성매매 업소 직원으로 일하며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 복모씨(59), 한모씨(51), 문모씨(30),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며 박씨 등과 함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37) 등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 절차를 마치고 다음달 26일 오전 첫번째 공판기일을 열어 양측의 증거의견과 변론을 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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