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잡겠다!" SK 최준우, 무주공산 2루수 경쟁에 새 바람 [★현장]

최준우. /사진=박수진 기자

최준우(20·SK)가 무주공산이 된 와이번스 2루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인답지 않은 선구안과 장타 능력까지 선보이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최준우는 지난 16일 인천 LG전서 8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생애 첫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특히 2루타를 2개나 때려내며 5번째 선발 출장 끝에 첫 장타까지 만들어냈다.

이날 최준우는 안타를 못 친 타석에서도 신인답지 않게 '눈야구'를 했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LG 임찬규를 상대로 9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아쉽게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2볼-2스트라이크에서 3번의 커트를 하며 풀카운트까지 끌고 가 투구 수를 늘렸다.

4회말 2사 1루에서 최준우는 3볼-1스트라이크에서 임찬규의 5구에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러 자신의 통산 첫 2루타를 쳤다. 6회 1사 1루서도 LG 두 번째 투수 김대현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최준우는 후속 노수광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7경기로 다소 적은 표본이긴 하지만 타율 0.313에 OPS(출루율+장타율)는 0.827에 달한다. 무엇보다 신인치고는 공을 많이 본다. 18타석에서 76개의 공을 지켜봤다. 한 타석당 상대 투수에게 평균 4.22구를 던지게 한다는 것이다.


2018년 SK에 지명(4라운드 35순위)돼 올 해 첫 1군 무대를 밟은 최준우는 "장타 2개를 때려낸 것에 대해 만족스럽다. 수비에서 특히 집중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가 타이밍 맞추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 장타에 대해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고, 계속해서 정확하게 타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2루타 직후 조동화 코치에게 보호대를 건네주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SK의 2루수 자리는 현재 경쟁 구도에 있다. '베테랑' 나주환(35)이라는 가장 확실한 카드가 있지만 미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2루수 경쟁에 대한 질문에 최준우는 "당연히 잡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고 더 집중하고 있다"고 욕심을 보였다.

최준우는 "사실 1군에 올라와 그동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지 드리지 못했다. 이제 좀 보여드린 것 같아서 기분 좋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이런 최준우의 모습에 박경완 수석 코치는 대견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 코치는 최준우에 대해 "타격 재능은 원래 좋았고, 경기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것이다. 최항과 안상현이 먼저 2루수 기회를 받았지만, 최준우도 주전 2루수 후보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면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우리 팀에도 새로운 옵션이 생겼다. 이제 머리 아플 일만 남았는데 그래도 기분은 좋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