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팀, '3진법 반도체 기술' 대면적 웨이퍼 적용 성공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록 교수/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는 김경록 UNIST(울산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연구팀이 '초절전 3진법 금속-산화막-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초로 대면적 웨이퍼 구현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동안 업계는 0과 1로 이뤄진 2진법 기반의 반도체에서 정보처리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소비전력까지 잡기 위해 몰두해왔다. 김 교수 연구팀의 '3진법 반도체' 기술은 기술적 난제를 한 번에 해결할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3진법 반도체 기술은 0, 1, 2 세가지 값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2진법보다 정보처리의 양이 줄어 계산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방식이다.

예컨대 2진법으로 숫자 '128'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8개의 비트(bit, 2진법 단위)가 필요하다. 김 교수 연구팀의 3진법은 5개의 트리트(trit, 3진법 단위)만 있으면 저장이 가능하다.

소자 소형화에 집중하는 기존 반도체 기술은 양자역학적 터널링 현상을 불러온다. 이로인해 누설전류가 증가와 함께 소비전력도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누설전류의 양에 따라 정보를 3진법으로 처리하도록 구현해 소비전력을 잡았다.

최근 발간된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실린 이번 연구 결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인공지능)과 자율주행, IoT(사물인터넷), 바이오칩, 로봇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사업부 제조공장에서 미세공정으로 3진법 반도체 구현을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2진법 반도체 소자 공정 기술을 활용해 초절전 3진법 반도체 소자와 집적회로 기술을 구현했다"며 "3진법 기술이 미래 반도체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532개 과제에 6826억원이 집행됐으며, 이번 연구는 2017년 9월에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