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日, 근거 없이 한국 폄훼…협의 촉구 서한 발송"

12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한 한일 무역당국간 실무회의에 참석한 양측 대표들이 마주 앉아 있다. 한국 측(오른쪽 양복 정장을 입은 두 명)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전찬수 무역안보과장,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이, 일본 측에서는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 및 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이 참석했다. (사진출처: 경제산업성) 2019.07.12./사진=뉴시스

일본 정부가 '화이트국가'(백색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근거로 '캐치올(Catch-All·상황허가) 통제 미비'를 언급한 데 맞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비해 더 엄격한 요건을 적용 중"이라며 반박했다. 또 국장급 양자협의를 조속히 개최하자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일본 정부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일본 측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사유로 재래식무기 캐치올 통제 제도 미비를 지적한 것은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 중인 한국을 아무 근거도 없이 부당하게 폄훼한 발언"이라며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한국은 재래식무기 관련 캐치올 제도가 구비돼 있을 뿐 아니라 운영 측면에서도 모범적"이라며 오히려 일본의 경우 "비전략물자가 재래식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한국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간 국장급 협의회를 조속히 개최할 것을 정식 서한으로 일측에 송부했다"며 일본 측에 양자협의 개최 요청을 받아들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현지시간) 도쿄 총리관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다음은 박 실장과의 브리핑 일문일답.


-24일 전 양자협의를 하자고 일본 측에 요청했다. 이에 대한 일본 측 피드백이 있나.
▶지난 12일 회의때 협의를 제안했지만 일 측이 부정적인 답을 했다. 이후 일본 측에서 기자 브리핑을 할 때 수용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우리 측은 양국간 국장급 양자협의체가 현재 존속하기 때문에 양국간 합의사항에 기초해서 국장급 협의회를 조속히 개최할 것을 정식 서한으로 일측에 송부했다. 서한은 어제 보냈다.

-4대 국제 수출통제 체제에는 분쟁 발생시 강제 규정은 없나.
▶4대 국제 수출통제체제에는 분쟁 해결 시스템과 관련한 규정이 없다. 신사협정에 기초해서 회원국 간 신뢰를 기초로 한 집단적 협력체제가 4대 체제의 기본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은 그런 취지를 흔드는 조치를 이번에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했다고 본다.

-일본이 우리의 캐치올 통제 운영에 문제제기를 했다. 이와 관련 한일 양국을 비교할 수 있나.
▶일본의 경우 비화이트국은 수출기업들이 일본정부로부터 통보를 받지않는 이상 허가 없이 자유롭게 수출한다. 비전략물자가 재래식무기로 전용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수출기업은 아무 제한 없이 수출이 가능하다. 물론 단서는 일본 정부가 수출허가를 받으라고 통보를 하는 경우에만 허가 대상이 다. 이에 반해 우리는 우리 수출기업들이 의심 또는 인지했거나 정부가 전용 우려가 있다고 통보해준 경우 수출허가를 받고 나가야 한다. 따라서 운영 실적에 있어서도 일본보다 좋으면 좋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일본 측이 우리 재래식무기 캐치올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고 증거를 제시하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양자협의에 임할 준비 돼 있다. 한국이 제안한 국장급 양자협의도 조속히 수용할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검증을 받자는 제안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검증을 말하는 것인가.
▶일본은 한국이 반도체에 사용하는 에칭가스를 북한에 유출했다고 얘기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국제평화고시에 의해 보다 강력하게 통제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측이 한국이 북한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안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를 국제기구에서 검증하자고 제안을 했던 것이다.

-캐치올 통제가 자율통제 성격이라면 수출기업 입장에서 얼마든지 인지, 의심을 하지 못했다고 하며 빠져나갈 수 있지 않나. 관리상 허술한 점은 없나.
▶수출통제는 사전적 예방통제, 수출허가 통제, 사후 단속 체계로 구성된다. 첫째 사전적 예방통제는 우리가 전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IT 시스템으로 자가통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전략물자관리원 통제 시스템도 가동한다. 수출허가 통제에 있어서는 허가신청이 들어오면 최종사용처와 구매자, 수취인 등 확인 절차를 거친다. 사후 단속은 경찰, 관세청, 해경이 공조할 뿐만 아니라 통관 단계에서 전략물자관리원의 수출 전략물자 통제 시스템과 관세청의 통관 시스템을 상호 연계해서 의심 징후를 보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은 각 단계마다 적절하게 수출 통제에 임하고 있다. 참고로 비영리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각 국가의 전략물자 관리시스템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17위, 일본은 36위를 기록했다.

-수출통제 실적 데이터가 있나.
▶데이터는 있지만 공개하기는 어렵다. 양국이 캐치올 제도 관련해 첨예하게 의견 대립을 하고 있어서 우리만 일방적으로 자료를 밝히기는 어렵다. 일본이 공개하면 우리도 공개할 용의가 있다.

-우리도 전략물자를 수출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통제가 허술한 게 드러났는데, 일본이 취한 것과 유사한 조치를 우리도 취할 의지가 있나.
▶일본 측이 현재 의견수렴을 받고 있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 그 부분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