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제헌절 안 노는 이유? 국회의원이 일 안 해서…"

머니투데이

이호길 인턴기자

정세균 전 국회의장./사진=이기범 기자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제헌절에 대해 "지금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일을 안 하고 평소에 노는데 제헌절 날까지 놀 이유가 있냐"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제71주년 제헌절인 1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제헌절날은 일 좀 더 해라'고 아마 하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제헌절은 광복절, 3·1절, 개천절, 한글날과 함께 대한민국 5대 국경일에 속하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2005년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감축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는 2008년부터 제헌절을 공휴일에서 뺐다.

정 전 의장은 국회가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참담하다"는 심정을 전했다. 이어 "국회가 20대 들어와서 법안 발의는 열심히 하는데 심의는 하지 않는다"며 "그러니까 인풋(Input·투입)은 있는데 중간에 과정이 없어서 입법에 성공하는 결과물은 손에 쥐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정당 간에 서로 다투고 싸우는 것은 그들의 문제인데 일만 제대로 해 주면야 싸운들 뭐 관계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의 변화 속도에 대응한 국회의 책무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 세상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데, 대한민국은 앞으로 전진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가 필요한 법과 제도의 정비를 제때제때 해 줘야 되는데 그걸 안 해 준다. 기업들도 제대로 4차 산업 혁명 대비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취하 주장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정 전 의장은 "이건 명백한 불법 행위이기 때문에 국회가 그걸 그냥 정치적으로 없던 걸로 하자고 하는 것은 참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국회가 법원이나 검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그냥 원칙대로 가야 한다고 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정 전 의장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제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냈다. 항간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기용설'이 나돌고 있지만, 정 전 의장은 이날 방송에서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