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과 변동' 더 벌어진 금리 격차..복잡해진 셈법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가 또 떨어져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언젠가는 해소될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지속되면서 신규 대출이나 갈아타기 수요자들의 셈범은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오는 22일부터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전주 대비 일제히 내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이번주 고정금리를 전주 대비 0.07%포인트(p) 떨어진 연 2.33%~3.83%로 적용한다. 최근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는 전주 대비 0.04%p 내린 2.71%~3.72%를 이번주 적용할 예정이며, 우리은행은 0.03%p 떨어진 2.57%~3.57%, 하나은행은 0.013% 내린 2.679%~3.779%를 적용한다.

고정금리 상품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미리 반영되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융채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주담대 변동금리 역시 내림세다. 지난 16일 공개된 6월 코픽스가 신규·잔액 기준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고, 처음 공시된 신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기존 잔액 코픽스보다 0.3%p 낮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달 15일 대비 신규 코픽스 연동 상품의 경우 0.07%p, 잔액 코픽스 상품은 0.02%p 떨어졌다. 더욱이 금융채 6개월물 금리를 함께 반영해 시장금리 변화에 더 민감한 하나은행의 경우 19일 대비 22일 금리가 0.013%p 추가 하락했다.

지난주 한국은행의 '깜짝' 기준금리는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를 더 끌어내릴 전망이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국내 8개 주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 금리를 기반으로 정해지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마다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이는 코픽스의 추가 하락과 변동금리 인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코픽스 금리는 매달 15일 공시되는 만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다음달 15일 코픽스에 반영된다. 다만 변동금리 인하 폭이 고정금리와의 역전 현상을 해소할 만큼 떨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은행권 주담대의 변동·고정금리 상품의 금리 차이가 이번 기준금리 인하 폭인 0.25%p를 넘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상품(신잔액 코픽스 연동상품)의 금리차(최저 기준)는 은행마다 0.21~0.65%p에서, 0.22~0.72%p 수준으로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주담대 수요자들의 섣부른 변동금리 선택은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간 역전현상은 언젠가 해소되겠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으로 당장 금융채 금리가 반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부가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제2 안심전환대출'도 변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안심대출 금리는 연 2% 초반으로,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는 물론 고정금리 대출보다도 이자가 더 쌀 것으로 보인다"며 "종전의 LTV(담보인정비율)도 그대로 적용받는 만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움직임, 안심전환대출 출시, 중도상환 수수료, 최근 강화된 부동산 규제로 기존 대출만큼 한도를 받을 수 있을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