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가격 오를까? 가나가 움직인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사진=AFP.

전 세계 코코아의 3분의 2를 생산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가 코코아 가격 높이기에 나섰다. 가나는 원유생산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유사한 코코아 카르텔 '코펙'(Copec) 창설까지 언급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마하무두 바우미아 가나 부통령은 최근 코코아업계와 만나 코코아 생산국의 이해를 대변하고 코코아 농가를 보호하는 코펙을 창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가나는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이달 초 2020~2021년 판매되는 코코아 선물가격에 1톤당 400달러의 고정 프리미엄을 얹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국이 OPEC처럼 코코아 가격 조절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코코아 가격이 톤당 3000달러에서 2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코코아 가격을 안정시켜 코코아 농가의 임금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전 세계 코코아의 3분의 2를 생산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인도네시아 등도 주요 생산국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코아 가격 '담합' 시도에 회의적이다. 이미 각 코코아 생산국은 가격 개입을 통해 시장을 왜곡하며 가격 안정성을 해쳐왔다는 지적이다.

영국 소재 브로커인 마렉스 스펙트론의 조나단 파크맨 농산물 담당은 "(담합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당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하락해 손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과거 코코아 가격이 톤당 3000달러를 넘겼을 때 코코아 수요가 급감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가나는 지난주 코코아를 프리미엄을 얹은 선물가격으로 판매했지만 아무도 사가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양국이 국내 정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 담합에 나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프리카리스크컨설팅의 레노나드 엠불레 는지제 분석가는 "양국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다"면서 "수십만 코코아 농가의 지지를 얻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