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잡은 유료방송 합병 심사…방송시장 이통사 3강시대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6일 전원회의에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등 유료방송 기업결합 두 건을 심사한다. 지난달 공정위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기업결합 승인을 유보하면서 M&A(인수·합병)가 막판 진통을 겪은 가운데 이번 주 공정위 결단이 나오면 유료방송시장 재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늘어진 M&A 심사…공정위 승인시 방통위·과기정통부 심사 속도=지난달 16일 LG유플러스 (9,520원 ▼20 -0.21%)와 CJ헬로 (3,230원 ▼70 -2.12%)는 당혹스러웠다. 무난한 승인을 기대했던 결합심사에서 공정위가 뜻밖에 '유보' 판단을 내려서다. 당시 공정위는 "유사 건 심의 후 다시 합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함께 심사가 진행 중인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과의 형평성, 홈쇼핑 업계의 반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공정위가 사전심사보고서에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큰 문제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어 오는 6일에는 승인 결정이 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정위 승인이 나면 본격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심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시장 재편이) 많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시장 재편에 적극적 입장을 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 없이 과기정통부 인가만 받으면 된다.

공정위의 유보 판단에 덩달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흡수합병 심사도 일정이 연기됐다. SK텔레콤은 "관계기관 심사 및 승인 과정 연장에 따라 합병일정을 변경했다"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기일을 기존 2020년 1월1일에서 3월1일로 두달 미뤘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은 과기정통부 인가와 방통위 사전동의를 각각 받아야한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는 '티브로드 및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합병 변경허가 사전동의 심사계획안'을 마련했고 사전동의 심사위원회도 꾸렸다. 방통위는 공공성·지역성 등 9개 심사항목으로 사전동의 여부를 결정한다.

고삼석 방통위원은 "미디어 산업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업계 재편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것도 방통위 역할"이라며 "규모의 경제로 가고있는 국내외 미디어 시장 흐름에 맞춰 합병 심사에 있어 긍정적 자세를 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료방송시장 '이통3사 3강' 체제 재편= 공정위에 이어 과기정통부 승인까지 완료되면 올초부터 불붙었던 유료방송 시장 개편이 약 1년만에 마무리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내년 초 합병과 인수 절차가 각각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유료방송업계는 '이통3사 3강 체제'로 재편된다. 1위는 점유율 31%의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이다. 그 뒤를 LG유플러스가 바짝 추격한다. CJ헬로 인수가 완료되면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입자 800만명, 점유율 24.5%를 확보하게 된다.

근소한 차이로 SK텔레콤이 뒤를 잇는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후 SK텔레콤은 유료방송 가입자 약 777만명, 점유율 약 24%로 올라선다. KT가 독주하던 이전과 달리 점유율 차이가 확연하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KT가 1위 사수를 위해 딜라이브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사후규제 논의가 장기화되고 딜라이브 인수를 통한 유료방송 사업 실익이 크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추진동력을 잃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유보' 판단은 인수 승인 과정에 신중함을 기하겠다는 것으로 승인 가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유료방송이 '1강 4중'에서 '3강' 체제로 재편되면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전환이 가속화되고 규모의 경제 효과가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