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은수미…공판 코앞인데 '김일성 배지'로 또 고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은 은수미 성남시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0.17/ 사진 = 뉴스 1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 진행 중인 은수미 성남시장(55)을 보수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하기로 해 악재가 겹쳤다.

6일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은 시장과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성남지부장 등 3명을 국가보안법 혐의로 7일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고발 취지에 대해 "백주대낮에 김일성 배지를 달고 시낭송하는 사람을 두고 볼 수 없다"면서 "사문화되었다 하더라도 국가보안법은 살아 있는 현행법"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문제를 제기한 공연은 지난 3일 성남 민예총이 성남시의 후원으로 개최한 '남누리 북누리'콘서트로, 시 낭송 중 한 참여자가 김일성 배지를 프린트해 왼쪽 가슴에 붙이고 무대에 섰다. 해당 행사에서는 은 시장이 직접 축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 예산 1200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전쟁의 원흉인 김일성 사진을 달고 나온 것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면서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출신의 은 시장이 김일성 사상의 주축인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은 시장은 즉각 한국 전쟁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성남시는 공식 입장을 통해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 하지만 민예총 행사의 소품까지 시에서 관리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으며, 민예총 역시 "퍼포먼스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철 지난 색깔공세를 이어가지 말라"고 반박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9.2/ 사진 = 뉴스 1

은 시장은 지난해 12월에도 일명 '국제마피아파'로 알려진 조직폭력배 출신 기업인으로부터 1년간 90여 차례에 걸쳐 운전기사·차량을 무상제공받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된 바 있다.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100만원의 벌금형이나 그 이상의 형벌을 선고받게 될 경우 시장직이 박탈되지만, 지난 8월 12일 검찰의 150만원 벌금 구형에도 불구하고 1심 재판부는 9월 2일 9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해 일단 시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은 시장과 검찰은 모두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17일에는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으며, 재판부(수원고법 형사1부)는 은 시장에게 "차량과 운전기사를 제공받았으면서도 자원봉사인 줄 알았다는 은 시장의 주장은 100만 인구를 책임지는 시장의 윤리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가"고 묻기도 했다.

재판부는 은 시장에게 "다음 공판까지 자원봉사인 줄 알았다는 것과 운전기사에게 도로 이용료·기름값 등을 낸 사실이 없다는 데에 대한 은 시장의 답변을 준비해 오라. 이는 양형 기준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으며, 은 시장은 줄곧 "운전 자원봉사를 하는 것으로 알았다. 조직폭력배 출신 기업인(코마트레이드 이모 대표)으로부터 차량과 급여를 받는지 전혀 몰랐다"고 공소 사실을 부정해 온 바 있다. 은 시장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은 오는 11월 2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