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틸웰 "文 대통령-아베 총리 대화 고무적 신호"(종합)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1.06. [email protected]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6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야기할 기회를 갖게 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매우 고무됐다"고 밝혔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한 한미간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 언급은 삼갔다.



◇스틸웰, 강경화·조세영·김현종·국방부 인사 연쇄 회동=전날 2박3일 일정으로 입국한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및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각각 면담한 뒤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일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태국에서 가진 11분간의 환담을 거론하며 "이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보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날 강 장관·조 차관 접견에서도 한일관계가 현안으로 올랐다. 스틸웰 차관보는 제4차 한미고위급 경제협의회를 위해 방한한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과 함께 강 장관을 예방해 한일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대화로 합리적 해법을 마련하려 했던 한국측 노력을 설명했고 미국 측은 이 노력을 고무적이라 평가하며 앞으로도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어진 조 차관과 단독 면담에선 한일관계 및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전략 등 한미간 현안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지소미아 관련 언급도 부분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스틸웰 차관보는 취재진에게 "한미 관계와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pin)"이라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이를 더 강화했다"고 했다.

지난 2일 채택된 한미 외교당국간 설명서(Fact Sheet)를 가리켜 "우리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남방정책이 겹치는 분야를 규정한 문서를 발표했다"며 "이는 상호 이익과 협력을 규정하는데 있어 중요하다"고도 밝혔다. 그가 말한 설명서는 자신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지난 2일 방콕에서 서명한 문서를 의미한다. 이 설명서는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간 협력 동향을 담았다.

외교부 청사를 떠난 스틸웰 차관보는 이후 서울 모처에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스틸웰 차관보의 직전 방한이었던 7월에도 회동한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정석환 국방정책실장과 만났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은 한반도 안보정세를 공유하고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소미아 한국에도 유익하다던 스틸웰, 지소미아 논의 여부 질문엔 말아껴 =다만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일정 중 지소미아에 대한 공개적 언급은 피했다. 그의 방한이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이뤄진만큼, 이 기간 그가 지소미아 연장 요청을 했을 지 여부가 주목돼 왔으나 말을 아낀 것이다.

그는 방일 중이던 지난달 26일엔 주일 미국 대사관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미국과 일본에도 그리고 한국에도 유익하다"며 우회적으로 연장을 압박한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지소미아 관련 협의가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또 김 차장과 스틸웰 차관보간 지소미아 논의가 오갔을 지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들 만남과 관련 "전달할 것이 없다, 어떤 대화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스틸웰 차관보가 국방부 청사에 들어서며 '오늘 오전 지소미아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는가, 어땠나"란 취재진 질문에 "오늘 환상적인 논의를 했다"고 답하기도 했으나 이는 지소미아를 지칭한 게 아닐 가능성이 있다.

그가 이후 부연한 말을 보면 환상적인 논의가 한미 '설명서'를 의미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는 이어 "(오늘) 협정들의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특히 이번주 방콕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후 매우 긍정적으로"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2박3일 일정으로 입국한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은 지난 7월 이후 약 3개월 여만이다. 그는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7일까지 일본·미얀마·말레이시아·태국, 한국, 중국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