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가고, 무리뉴 온다…손흥민 입지는?

왼쪽부터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 손흥민, 조세 무리뉴 전 맨체스터 감독. / 사진 = 인스타그램

손흥민(27)의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47)을 전격 경질하자 손흥민의 입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 시간)토트넘은 공식 발표를 통해 포체티노 감독과의 결별을 알렸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빛나는 성과를 남겼지만, 이번 2019-2020시즌 프리미어리그서 12경기 3승 5무 4패로 리그 14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경질됐다.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서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길 원하는 토트넘은 후임으로 조세 무리뉴 감독(56)을 물망에 올려놨고, BBC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내로 토트넘은 무리뉴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경질된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시킨 은인이다. 사우스햄튼을 지휘하던 시절부터 손흥민을 원해온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의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줄곧 손흥민을 요구해 왔고, 300억 원이 넘는 이적료로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을 영입했다. 손흥민은 첫 시즌 팀 동료 에릭 라멜라(27)에게 자리를 뺏기는 등 적응에 애를 먹는 모양새였으나, 포체티노 감독의 체계적 관리와 신뢰 아래 팀 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 / 사진 = 뉴시스

4-2-3-1포메이션과 4-4-2 포메이션을 번갈아 사용하는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매 경기 제일 먼저 선발 라인업에 그의 이름을 적어넣는다. 손흥민은 왼쪽 윙어와 세컨톱을 오가며 꾸준히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이번 시즌에도 해리 케인(26)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해(10경기·790분) 3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되면서 손흥민의 팀 내 입지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임이 유력한 무리뉴 감독은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4-3-3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했는데, 윙어와 공격수의 수비 가담을 극대화하고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실리축구를 선호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34)같은 슈퍼스타를 제외하면 앙헬 디 마리아나 메수트 외질 같은 스타플레이어들도 활동량이 적어지면 어김없이 무리뉴 감독의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선정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공격수지만, 무리뉴 감독이 부임하면 바뀐 전술에도 적응하는 과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디디에 드록바나 앙헬 디 마리아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키워낸 무리뉴 감독이지만, 이케르 카시야스나 후안 마타와 같이 팀 내 핵심 선수라도 가차없이 내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을 "역습시 세계 최고의 선수"라며 극찬해 온 점은 희망적이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4월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의 4강 경기서 손흥민이 3골을 터뜨리자 "빠른 속공을 할 때 손흥민보다 잘하는 선수는 없다"면서 "손흥민은 자유롭게 뛸 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언론 인터뷰서도 "손흥민과 같은 월드클래스 선수는 매우 비싸다. 그런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손흥민을 콕 집어 이야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