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SLBM 쏘며 위기 고조시킬 가능성 농후"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지난 2일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형의 잠수함탄도탄(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019.10.03. (사진= 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북한이 올해 안으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추가로 발사하고 남북 9.19 군사합의를 고의로 깨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과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일 세종연구소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주최로 3일 개최되는 '2019년 한반도 정세 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 포럼을 앞두고 배포된 발표자료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조 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1차 대의원회의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에 대해 △자력갱생과 쿠바모델 △군력 강화와 재래식 도발 △사회주의 국가 등 세계평화 애호세력과 국제연대라는 3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쿠바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제재 속에서 제재대상이 아닌 관광사업을 통해 체제를 유지했다”며 “북한은 제재완화 요구 대신 유엔 제재대상이 아닌 관광사업에 눈을 돌려 외화를 확보하려는 쿠바모델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남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은 군사력 증강뿐만 아니라 우리 측의 군사연습, 첨단무기 도입에 반발해 군통신선 중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통행제한, 감시초소(GP) 복구 등 고의적인 남북군사합의 추가 위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조 위원은 “북한은 새로운 길을 추진하면서 SLBM 추가 시험발사, 인공위성 발사 등과 남북군사합의서 위반 및 조치 철회 등을 통해 위기 고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본격적으로 새로운 길을 추진하더라도 사실상의 레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실험·중장거리·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의 선을 넘지 않는다면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의 동력은 유지된 채 교착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정성장 본부장은 “북한의 새로운 길 선택과 남북관계 악화는 우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라며 “북미가 연말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북한은 향후 신형 잠수함에서 전략무기인 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금강산 내 남한시설 철거와 관련 남북합의가 조만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북한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금강산 내 남측시설을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그 후 개성공단 내 남측시설 철거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해야할 과제로 △한미연합훈련의 전략적 잠정 중단 △한반도 정세 악화와 전환 모두에 대비한 정책 수립 △비핵화 협상 진전을 이끌어낼 과감하고도 창의적인 대안 마련 △북미 고위급협상 지원 △한중 전략적 협력 등을 제시했다.

정 본부장은 “북미 양자회담을 남북미중 4자회담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한다면 북한과 미국이 접점을 모색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