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킴이 국무총리실을 흔들어 놓으셨다

K팝 안무가 리아킴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총리실 공무원들과 함께 춤 동작을 함께 배우며 소통하고 있다. 리아킴은 이날 총리비서실 민정실이 기획한 공감특강 13번째 강연자로 나서 내 삶의 에너지를 주제로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일깨웠다. /사진 = 박준식

13일 오전 11시 50분. 정부세종청사 3층 대회의실로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 인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20~30대 여직원들은 물론이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50대 이상 1급 남성 국장들까지 정장이 아닌 캐쥬얼에 스니커즈를 신고 모였다.


사회자 소개로 등장한 이날 초청 강연자는 한국이 자랑하는 독보적 안무가 리아킴(김혜랑 | Lia Kim). 그는 유튜브 구독자 수만 1800만명을 넘어선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대표로 기성세대보다는 젊은이들 롤 모델이다.

이효리나 소녀시대, 트와이스 춤 선생으로 알려졌지만 20대 젊은이들에겐 그냥 그 자신이 셀럽인 K팝 아티스트다. 세계 젊은이들은 리아킴이 2014년에 만든 댄스 기획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K팝 투어 코스로 삼는다.

리아킴은 이날 총리비서실 민정실이 기획한 공감특강 13번째 강연자로 세종시까지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공직 기강 준수의무를 배려해 점심을 다함께 샌드위치 박스로 대신하면서 먼저 간단한 토크를 진행했다.

그는 춤이 삶의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인생과 사회가 주는 커다란 장벽을 한꺼번에 넘어설 순 없었지만 한계에 좌절하기 보다는 일단 사랑하는 춤을 추면서 점점 뜨거워지는 에너지를 근원으로 한 걸음씩 전진할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일단 몸을 움직이고 연습하면 스스로를 위로할 활력과 희망,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성에 맞지 않은 활동을 했다면 삶은 지옥이었겠지만, 사랑하는 춤이 있었기에 인생을 활력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리아킴은 이날 2가지 레슨을 남겼다. 경직된 공무원 사회에 정신적인 메시지와 육체적인 깨달음을 선사한 것. 우선 전자에 대해선 "멋있는 춤만 춤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춤을 춰보고 싶지만 쭈뼛쭈뼛 대는 이들을 각성시켰다.

후자는 공무원이라는 사회적 자아 때문에 퇴화한 이들의 근육을 일깨운 것이다. 이날 참석한 주무관부터 국장까지 모든 청자들을 일으켜 세운 그는 최근 창안한 걸그룹 '마마무' 댄스 일부를 함께 따라하면서 에너지를 고조시켰다.

금요일 점심시간 총리실 전체를 들썩이게 한 리아킴은 몸의 움직임으로 서로 소통하면서 행복의 조건으로 자신이 꿈꾸고 즐기는 일을 다시 보게 했다. 강연비는 커녕 차비도 받지 않고 공직사회와 소통한다는 취지에 흔쾌히 응했다.

리아킴은 강연 말미 이낙연 총리 팬이라며 총리를 위한 안무를 만들어주고 싶다고도 얘기했다. 공감특강에는 그간 영화배우 정우성과 작가 노희경, 이외수, 손미나, 우석훈, 정재찬, 임홍택 등이 다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