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수익 고작 50만원…강용석, 유재석 건드린 진짜 이유

강용석 변호사가 지난 9일 오전 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 관련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는 모습/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이번엔 '국민 MC' 유재석이다. 강용석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는 지난 19일 유재석의 주가 조작 의혹과 김태호 PD의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한 연예인의 성추문을 폭로한 지 하루 만이다. 대중의 반응은 가세연 측이 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했던 때와 달리 싸늘했다. 이날 방송에서 사실관계나 증거 없이 '추측'만 난무했기 때문. 강 변호사가 이처럼 무리한 폭로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건모·유재석·김태호 PD…2주간 계속된 폭로가세연의 폭로는 2주 전 시작됐다. 지난 6일 강 변호사는 가세연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김건모가 과거 서울 강남에 위치한 모 유흥주점에서 접대부로 일하던 여성 A씨를 성폭행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는 강 변호사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김세의 전 MBC 기자가 출연했다.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가세연 측은 피해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김건모는 피해 여성에게 룸 안에 별실처럼 돼 있는 화장실 쪽으로 오라고 한 뒤 구강성교를 강요했다" "피해자가 안 하려고 하니 머리를 잡고 하게 했다" "구강성교를 한 후 김건모가 흥분해 피해자를 소파에 눕힌 뒤 본격적인 성폭행을 했다" 등의 내용이었다. 강 변호사는 "(피해자의) 팬티를 강제로 벗겼다. 욕설을 계속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여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10일 가세연 측은 김건모에 대한 추가 폭로를 했다. 가세연 방송에 따르면 여성 B씨는 2007년 1월 강남 한 유흥주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던 중 김건모에게 주먹으로 맞아 안와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가수 김건모, 개그맨 유재석, 김태호 PD/사진=머니투데이DB

이후에도 가세연의 폭로는 이어졌고 그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17일 가세연 측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건모 성폭행 및 폭행의 세 번째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C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른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해 인터뷰에 나섰다는 C씨는 김건모의 신체적 특징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건모가) 바지를 내리지 않고 앞에 지퍼만 열었던 것 같다. 본인 것을 보여줬는데 되게 작았던 기억이 있다"는 C씨의 인터뷰가 고스란히 방송에 담겼다.


선정성을 더해가던 가세연의 폭로는 그 대상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방송에선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한 연예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과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다. 가세연이 공개한 1분가량의 녹취 파일에는 이 여성이 "해당 연예인이 웨이터들에게 물수건을 달라고 한 뒤 아가씨들 앞에서 음란행위를 했다"라고 주장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다음날인 지난 19일 '무한도전'과 '유재석'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다. 이에 가세연은 이날 오후 방송을 통해 '무한도전' 성추문 연예인으로 유재석을 언급한 적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태호 PD와 유재석을 향한 의혹을 제기했다. 가세연 측은 지난 7월 언급한 김태호 PD의 탈세 의혹을 다시금 꺼내며 김태호 PD가 자신에게 제기된 탈세 의혹이 부각될 것이 두려워 유산슬(유재석)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유재석도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조작 논란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해명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하기도 했다.

가세연 폭로 영상, 평소 조회수 7배…목적은 '유튜브 광고 수익'?가세연은 김건모 성폭행 의혹 폭로 이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6일 공개한 '[충격단독] 김건모 성폭행 의혹' 영상은 조회수 138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가세연의 다른 영상들의 조회수가 20만회 안팎인 것과 비교해보면 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 19일 업로드한 '[충격] 유재석 첫 단독 기자회견 이유' 영상도 게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조회수 50만회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가세연이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선정적인 폭로를 이어가며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가세연 유튜브 방송을 정지해달라는 청와대 청원도 지난 20일 등장했다. 이 청원인은 "지속적으로 선정적인 내용을 이슈화하면서 논란을 만드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함보다 유튜브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벌 목적이라고 생각된다"며 가세연 방송을 제재해줄 것을 요청했다.

가세연의 유튜브 영상들. 김건모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영상의 조회수는 같은 기간 올라온 영상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유튜브 캡처

하지만 가세연의 영상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에서 창출되는 광고 수익은 시청지속 시간, 좋아요 등을 총합해 계산되는데, 평균적으로 조회수 1회당 1원으로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계산으로 조회수 138만회를 넘은 '[충격단독] 김건모 성폭행 의혹' 영상은 138만원, '[충격] 유재석 첫 단독 기자회견 이유' 영상은 50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수익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가세연의 영상에 '노란 딱지'가 붙고 있어서다. 노란 딱지란 구글이 유튜브에 올라온 특정 콘텐츠가 광고 게재에 적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 붙이는 노란색 달러 모양의 아이콘이다. 노란 딱지는 시청자들에게는 표시되지 않지만, 노란 딱지가 붙으면 해당 콘텐츠는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이 제한되거나 배제된다.

가세연 측은 지난 10월 유튜브에 글을 올려 "노란 딱지가 100% 붙고 있다. 노란 딱지가 안 붙은 영상이 딱 하나 있다. 다름 아닌 25초짜리 로고송 동영상"이라며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노란 딱지가 붙는지 모르겠다. 황당하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강용석은 '관심'을 원한다"
강 변호사가 폭로를 이어가게 하는 '진짜' 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관심'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악플이든 선플이든 관심을 받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것"이라며 "경제적 이유보다 심리적으로 관심 자체에 목이 말라 있는 상태라 폭로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봤다.

임 교수는 "관심을 받았던 사람은 관심을 더 갈망하기 마련이다. 이미 충분한 인지도를 갖고 있음에도 인지도와 관심에 대한 갈증은 더 커진다"며 "'관심 중독'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중독이 그렇듯이 관심 중독도 내성이 생기고 한계효용 체감 법칙에 따라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관심 중독인 사람들은 자신이 한동안 잊히는 것 같으면 상실감, 박탈감을 느끼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엉뚱한 행동을 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강용석 변호사/사진=머니투데이DB

금전적 수익을 떠나 대중의 관심이 강 변호사의 입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폭로를 거듭할 수록 유튜브 채널 가세연의 구독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셜미디어 통계 사이트인 소셜 블레이드에 따르면 가세연 구독자는 지난 6일 김건모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후 2만여명 급증해 21일 기준 55만명을 넘어섰다. 김건모 의혹을 폭로하기 전이었던 11월22일~12월5일 2주간 구독자가 2000명이 는 것과 비교했을 때 그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강용석은 방송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활동 창구가 유튜브뿐이다. 유튜브에서 폭로를 통해 대중적인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며 "가세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지만, 구독자가 늘고 조회수가 올라가는 이상 폭로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심과 함께 '신뢰'를 얻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가려면 인지도와 신뢰도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 강용석이란 인물은 인지도는 높지만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신뢰도는 낮은 편"이라며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것이다. 폭로를 통해 '이 사람 믿을만하다'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문제는 자극적인 폭로 내용이 이슈가 되면서 대중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얻어지는 인지도나 신뢰도는 바람직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