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텅빈 강원랜드 '가족형 리조트' 베팅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한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와 워터파크 전경. /사진=강원랜드

코로나19(COVID-19) 악재로 카지노 동력을 잃은 강원랜드가 비(非)카지노 부문 콘텐츠 확충에 나서고 있다.


카지노 앞날에 드리운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는 상황에서 가족형 리조트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낮은 매출비중과 들쭉날쭉한 실적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탄광문화공원 사업 추진 안건을 의결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2022년 10월 탄광문화공원 개장을 목표로 133억원 가량을 투입해 설계 발주와 인·허가, 공사에 착수한다.

탄광문화공원 사업은 강원랜드가 신성장동력으로 점 찍은 리조트사업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다.


총 561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 동원탄좌 공간을 역사와 문화를 가미한 곳으로 재탄생 시켜 탄광마을로 유명한 지역 관광활성화를 이끄는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강원랜드가 일구는 매출 대부분이 내국인 카지노 사업에서 나오는 만큼, 이 같은 관광 콘텐츠 조성에 적지 않은 예산을 들이는 데 대한 물음표도 따라 붙는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 1조5200억원 중 리조트 부문 매출은 고작 1778억원에 불과, 전체 매출에서 11.7%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강원랜드 추추파크 미니트레인 운행 모습. /사진=강원랜드

워낙 카지노에서 거둬들이는 매출 규모가 크다보니 크게 두드러지진 않지만 강원랜드가 이처럼 비카지노 콘텐츠 확충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있다. 카지노 사업환경이 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카지노 사업을 영위하는 근거인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이 만료되는 2025년이 다가오면서 카지노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수도 있단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매출 총량제 등 각종 규제가 심해지고, 지난달에는 지자체에서 폐광기금 과소징수분 1890억원을 징수해 가는 등 카지노로 인한 지역사회 갈등까지 실적에 발목을 잡으면서 외부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지난 수년 간 국정감사에서 카지노사업을 영위하는 근거인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이 만료되는 2025년 이후 장기 로드맵이 요구됐는데, 강원랜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비카지노 부문 경쟁력 제고를 꼽고 관광 콘텐츠 확충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강원랜드 카지노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올해 2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사진=강원랜드

실제 강원랜드는 2018년 순수 관광목적의 가족단위 고객들을 공략할 워터파크 '하이원 워터월드'를 개장하며 리조트 부문에 고삐를 죄고 있다.

봄·가을철 골프장, 겨울철 스키장과 함께 계절 대표 콘텐츠로 자리잡아 매출을 내고 있고, 반려견 동반 객실 오픈 등 다양한 여행수요 공략도 시작했다. 올해 개장을 목표로 185억원 가량을 들여 조성 중인 루지 시설도 방문객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강원랜드의 리조트 수익 개선 정책은 올해 들어 더욱 시급해진 분위기다. 코로나 리스크에 카지노가 6개월 가량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서다. 예기치 않은 악재로 올해 설립 후 첫 적자를 낼 수 있단 암울한 전망이 나올 정도다.

지난 20일부터 제한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긴 했지만, 일 평균 입장객은 평소(7869명)의 9.5%인 750명에 불과해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압도적인 리조트 성과가 카지노 매출을 상쇄할 만큼 돋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걱정거리다. 매년 소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당장 카지노부문 손실을 메우는 것도 쉽지 않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폐특법 만료 등 시장환경 변화에 대비해 비카지노 콘텐츠를 늘리고 리조트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카지노 리스크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