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수상한 음성확인서…정부, 2주째 "확인중"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2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화로 정부가 급파한 공군 공중급유기(KC-330)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파견 근로자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0.07.24. [email protected]

정부가 지정한 ‘방역강화 대상 국가’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이들이 ‘가짜 음성확인서’로 검역망을 통과했다는 의혹이 나오지만 정부는 2주째 “확인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3명이다. 지역사회에서 3명, 해외유입으로 20명 발생했다.


해외유입 중 방글라데시 4명, 필리핀 2명, 카자흐스탄에서 1명 유입됐다. 모두 정부가 지정한 방역강화 대상 국가다. 이외 러시아에서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알제리 2명, 이라크 1명, 인도 1명, 멕시코 입국자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강화 대상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은 출발일 기준 48시간 이내 발급된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를 검역당국에 제출해 코로나19 비감염 사실을 확인받아야 한다. 제출하지 않으면 출국 국가에서 비행기 탑승이 거부된다.

방역강화 대상국은 현재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6곳이 지정돼 있다. 러시아의 경우 방역강화 대상국은 아니지만 선박(선원)에 대해서는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코로나 음성확인서 ‘유명무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외입국자 관리 강화 방안과 자가격리자 관리체계 강화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07.10. [email protected]

문제는 해외유입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실시한 음성확인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의 경우 5명이 필리핀발(發) 확진자이고 이틀 전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2명, 필리핀 1명, 파키스탄에서 1명이 유입됐다.

음성확인서를 제출해 입국한 뒤에도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방역강화 대상국 관리 초기부터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21일 “음성확인서의 신뢰성에 대해 확인하고 있고 가짜로 판명날 경우 입국제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음성확인서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된 지 약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던 중 필리핀에서는 한 복사가게에서 600원짜리 가짜 음성확인서를 팔다가 현지 경찰에 적발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강화 대상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확진자가) 가짜 음성확인서를 제출했는지에 대한 부분들은 정부도 좀 더 파악을 더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가짜 음성확인서를 제출해 문제가 됐다는 상황은 아직까지는 보고받은 적은 없다”며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구체적인 사항들을 파악해보겠다. 더 추가적으로 한 번 더 검토를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