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조원' 론스타 ISDS 사건 경과 공개한 정부…"국익 위해 최선"

론스타 사건 진행 경과 / 자료제공=정부

정부가 론스타 ISDS(국제투자분쟁절차) 사건 경과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 중재판정부의 비밀유지명령을 어기게 되고 정부측 소송 전략을 노출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최소화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비교적 상세하게 사건 경과를 알린 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정확하지 않고 국익에 반하는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어서다.


정부는 20일 'ISDS 전담조직 신설 및 대응 현황'이라는 자료를 내고 론스타 사건 진행 경과를 설명했다.

론스타 사건은 2012년 론스타가 금융위원회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과 국세청 과세 등을 문제삼아 중재를 신청한 사건이다. 청구액은 46억8000만달러(약 5조5552억원)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ISDS 사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론스타가 중재신청후 2015년까지 양측은 서면공방을 진행했고 2015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4번에 걸쳐 심리기일도 진행했다. 이에 심리는 2016년 끝났다.

올해초까지 중재 판정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지난 3월 의장 중재인 조니 비더가 사임해 절차가 정지됐고 지난 6월 월리엄 이안 비니 전 캐나다 대법관이 새 의장중재인으로 선정됐다.


론스타측은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이유없이 지연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등 법적 불확실성이 있었기 때문에 정당하게 심사를 연기한 것이고 론스타가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하나은행과 재협상한 결과, 가격이 떨어진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세금 관련해서도 정부는 론스타측이 형식적인 외관만 갖춘 도관회사(조세 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일 뿐이라고 주장한 반면 론스타측은 한국-벨기에 조세 협정에 따라 면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론스타는 과세 처분 취소를 구하는 국내 소송 7건을 제시했고 정부는 이중 일부에서 패소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정부와 론스타는 2018년 중재판정부에 세금 환급 사실을 알려 이미 환급한 세금 관련해서는 이중으로 배상책임을 부당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비분쟁당사자 의견서를 제출하겠다는 신청에 대해 정부는 중재재판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론스타는 반대했다. 결국 중재재판부는 새로운 정보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 민변 신청을 기각했다.

정부는 론스타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ICC에 신청한 중재 판정이 이번 론스타 ISDS 사건에서 론스타에 유리할 것이란 해석에 대해서도 "론스타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중재 판정문에는 '금융당국이 하나은행에게 외환은행 매각가격 인하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ICC 중재사건의 판정은 원칙적으로 제3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정부가 ICC 사건에서 의견을 개진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기 때문에 ICC 사건이 ISDS 사건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또 론스타가 합의안을 제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정부는 현재까지 론스타로부터 공식적인 합의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재판정부가 절차종료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정 시기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재판정부는 절차종료선언 후 최대 180일 이내에 판정을 선고해야 한다.

정부는 "국익을 위해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소송이 끝나면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관련 정보와 자료를 최대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