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매물 90% 사라진 이유, 공동매물 탓?

서울 송파구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에 위치한 공인중개소 앞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사진제공=뉴스1

최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단지 매물 건수가 9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10 대책 이후 거래가 가능한 물량이 대폭 감소했고, 공인중개사법 개정으로 허위매물에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아파트 실거래가 어플리케이션 (주)아실에 따르면 7·10 대책 이후 전국에서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단지는 송파 헬리오시티로 대책 이전 1961건이었던 매물이 이날 기준 140건으로 92.9% 감소했다.

이어 은마(500건→39건, 92.2%↓) 녹번역e편한세상캐슬(944건→97건, 89.8%↓) 도곡렉슬(656건→70건, 89.4%↓) 레이크팰리스(320건→41건, 87.2%) 등의 순으로 매물 감소폭이 컸다.

또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도 7·10 대책 이전 659건이었던 매물이 이날 기준 85건으로 줄어 87.2%의 감소율을 나타냈고 서초푸르지오써밋(86.1%) 래미안도곡카운티(85.9%) 잠실주공5단지(85.3%) 등도 매물이 대책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아실 앱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부동산 매물을 원데이터로 집계해서 재가공된 데이터를 제공한다. 통계 재가공 과정에서 중복 매물은 제외한다.

이를 고려하면 강남권 주요 단지들은 대부분 7·10 대책 이후 매물이 급감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는 공동중개 매물이 많이 줄어든 결과라는 분석이다. 유거성 아실 대표는 "네이버 부동산 광고는 자체적으로 허위매물 관리를 했지만 전속 중개업자가 지역 공동중개망에 올린 매물을 다른 업소에서 올린 경우는 잘 관리가 되지 않았다"며 "법이 바뀌면서 집주인이 직접 의뢰한 매물 외에는 제재 처분을 받기 때문에 공동매물이 대거 빠진 결과"라고 말했다.

헬리오시티,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대단지로 주변에 중개업소가 많은 지역에서 매물 건수가 급감한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공인중개사가 아닌 실장(중개보조원)이 올린 광고가 줄어든 것도 매물 감소 원인으로 지목한다.

현장 관계자들도 공동중개 매물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설명한다. 가락동 A 중개업소 대표는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에만 80여개, 주변까지 합치면 200여개 중개업소가 있다"며 "1개 매물이 나와도 200개 업소에서 등록하면 그동안 네이버에 200개로 떴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업소 간 과열 경쟁이 허위매물 수를 증폭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입주민 명단이 일대 중개업소에 대부분 노출된 상태여서 마케팅 경쟁이 더욱 심한 편이라고 한다.

이에 더해 올해 연말 입주 2년차를 맞아 전월세 갱신 과정에서 신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시세와 동떨어진 '미끼 매물'로 영업하려는 업소가 늘어난 것도 허위매물이 증가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인터넷에 올린 허위 부동산 광고가 적발되면 지자체가 해당 업소에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매물을 올리거나, 이미 거래가 완료된 매물을 계속 띄워놓는 행위, 집주인이 밝힌 집값 수준과 큰 차이가 나는 미끼 매물을 광고해도 제재 대상이 된다. 정식 의뢰를 받은 공인중개사가 공동중개망에 올린 매물을 다른 공인중개사가 허가 없이 임의로 포털사이트에 올려도 허위 광고로 분류된다.

매물 층과 방향, 전월세 방식 등 거래에 필요한 중요한 사실을 은폐, 누락하는 경우도 과태료를 내야한다. 특히 공인중개사가 아닌 중개보조원이 부동산 광고를 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