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추미애 부부 녹취 파일' 확보…국방부 알고도 숨겼나 의혹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휴가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국방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 별관 앞으로 군인들이 지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검찰이 국방부를 압수수색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부의 민원실 병가 문의 '녹취파일'을 확보했다. 삭제됐다던 녹취파일이 국방부 메인서버에서 발견됨에 따라 그간 군이 관련 의혹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는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민원실과 국방전산정보원,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 정보체계관리단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으로 검찰은 2017년 6월 14일 추 장관 부부 중 한 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건 통화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보존기간인 3년이 지나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 파일은 국방부 서버에는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군은 추 장관 부부의 전화 여부는 확인하였음에도 녹취파일 존재는 알리지 않았다. 보존기한 만료에 따라 올해 6월 자동으로 민원실 저장 장치에서 삭제됐다고 설명해왔다.

녹취파일은 추 장관 부부가 아들 서모씨의 병가 연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의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주요 단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문의 내용에 따라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적용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군이 녹취파일의 존재 가능성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스모킹건'이 될 수 있는 녹취파일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것이라는 의혹이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야당은 군의 녹취파일 은폐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군이 녹취파일 존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저희가 자료가 없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방부 관계자들이 (녹취파일이) 없다고 했을 경우 증거인멸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신 의원의 지적에는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국방부의 민원센터나 콜센터에 있는 녹취파일이나 기록들은 절대 삭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추 장관은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추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일단 저는 전화를 시키거나 제가 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남편의 전화 여부에 대해선 "제 남편에게 물어볼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앞서 군에서 작성한 서씨의 면담 기록에는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이라고 적혀 있다. 서씨는 2017년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복무하면서 휴가 연장 승인을 받지 못했는데도 복귀하지 않는 등 각종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