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는 원래 마스크 의무 제외…어린이집 집단감염 어쩌나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어린이집 개원이 연기된 18일 오후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휴원해온 어린이집 5420곳을 이날부터 다시 열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휴원 권고에 따라 별도 명령 시까지 개원을 연기한다. 2020.8.18/뉴스1

서울 관악구에 있는 사랑나무어린이집에서 종사자 1명이 지난 23일 코로나19(COVID-19)에 확진된 이후 24일까지 원아 1명 등 5명이 확진됐다. 서울 강서구 발산대우주어린이집에 이어 또 다시 어린이집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

두 어린이집 관련 집단감염과 관련한 역학조사 과정에서 화장실 등 공동공간 사용이 감염 확률을 높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각 시설에서 원아의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다는 문제도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문제는 모든 원아들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생후 24개월 미만, 통상 '영아'로 불리는 연령대는 마스크를 썼다 숨을 제대로 못 쉴 위험이 있다. 예방에 한계가 있는 연령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우선 교사·부모 등이 스스로 감염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25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사랑나무어린이집과 관련 "가정형 어린이집으로 거실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화장실을 공동 사용하는 점이 노출 위험을 높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료=서울시

이어 "교사들은 마스크 착용이 양호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24개월 미만 원아는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던 부분이 조금 보였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성경 모임에 참석한 교사 및 원아 2명 등 14명이 감염된 발산대우주어린이집 집단감염은 공동 공간 사용·원아의 마스크 미착용 등 문제가 발견된 바 있다.
교사 감염되면 영아는 예방에 한계
다만 서울시가 지난달 24일 시행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과 관련한 세부지침에 따르면 영아는 애초부터 마스크 의무 착용 대상이 아니다. 행정명령 관련 Q&A 사례집엔 "호흡기가 제대로 발달돼 있지 않고, 호흡 곤란 시 스스로 마스크를 벗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가 실렸다.


또 "감염 예방을 위해 영유아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동안에는 보호자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도 기재됐다.

박 국장은 "스스로 말할 수 없는 24개월 미만 경우 불가피하게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는 기준이 있다"며 "해당 지침을 참고해 선생님 부모님께서 아동의 마스크 착용에 각별히 관심을 갖고, 마스크 착용을 잘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중증환자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로 마스크 착용이 불가능한 경우 등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의료계는 어린이집이 요양병원·시설 등 고위험 집단시설 감염의 연결고리가 될 위험도 있다고 본다. 감염된 원아를 통해 조부모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4개월 미만 연령의 감염은 그 전 단계인 외부의 어른을 통해 감염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이 늘지 않도록 각자가 최대한 노력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