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3분기부턴 뜬다? '인고의 시간' 버티는 개미들

하나은행사옥 / 사진제공=하나은행

국내 대형 은행주 주가 흐름이 여전히 부진하다. 상반기까지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악화됐고 배당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3분기부터는 대손충당금 적립 감소, 대출 성장 등으로 실적이 양호할 전망이라며 배당 투자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7일 신한지주는 전날보다 0.53% 오른 2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로는 33.3%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PEA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을 조달했지만 이후로도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연초 대비로는 각각 14.3%, 17.5%, 23.9% 떨어졌다. 상반기 실적이 선방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낙폭이 제한적이었지만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9.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은행주들이 힘을 잃은 데는 코로나19(COVID-19) 장기화,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상반기까지 대거 충당금을 쌓은 탓이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7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과 해외 부문이 선전하면서 상반기 순이익(687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지만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66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고 신한지주는 1조8055억원으로 5.7% 줄었다. 신한금융은 2분기에만 5387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이 은행주를 대거 순매도하기도 했다. 올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업종은 제조업(15조1000억원), 전기전자(7조7000억원), 금융업(5조2000억원) 순이었다.

외국인이 판 물량은 개인이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6일 기준 올해 들어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신한지주는 7위(1조2788억원), KB금융은 17위(4664억원), 하나금융지주는 24위(3749억원)를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은행주들이 3분기부터는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완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기록했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실적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은 양호한 자본비율로 배당 지급여력이 높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은 1조3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44.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니버스 은행 순이익도 3조9000억원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3분기에도 NIM(순이자마진)이 약 3bp 하락하겠지만, 올해 기준금리가 인하된 영향치고는 하락 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은행 대출성장률도 3분기에 2%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최 연구원은 "3분기에도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이 각각 1조1000억원, 6880억원으로 가장 좋을 것"이라며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 폭에 따라 실적이 예상을 웃돌 수도 있다"고 봤다.

증시가 고점에 다가서고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은행주들의 배당 매력도 부각될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10년간의 성과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9~10월에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코로나19 충격으로 배당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들은 배당 안정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