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정지 의료기관 10곳 중 3곳 '몰래 영업' 적발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업무정지를 받은 의료기관 10곳 중 3곳 이상이 몰래 영업하며 건강보험을 청구하다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속임수로 의료비를 부담시켰거나 정부의 조사명령 위반·거짓보고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은 352곳이다.

이 가운데 34.7%인 122곳이 몰래 영업을 재개해 건강보험을 청구하다 적발됐다. 이들이 부당하게 청구한 금액은 21억48만원이다. 업무정지 기간 중 영업을 재개한 주요 유형은 △원외처방전 발행 △요양급여비용 청구 △편법개설 등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소재 A의료기관은 업무정지처분 기간 중 건강보험 1127건, 의료급여 124건의 원외처방전을 발행했고, 요양급여비용으로는 건강보험 6602건과 의료급여 611건 등 총 4억2229만원을 청구하다 적발됐다.

서울 소재 B의료기관은 업무정지처분 기간 중 원외처방전 1만142건을 발행해 총 3억3316만원을 청구했다. 업무정지처분 기간 동안 건물 옆 다른 병원을 증축해 환자를 전원시켜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를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이 같은 의료기관들에 대해 해당 비용을 환수하고 5년 이내에 업무정지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2배 가중 처벌하며, 형사고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 “업무정지처분 기간 중 몰래 영업하는 행위는 사실상 사기와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업무정지 시작일을 착각해서 청구하는 사례도 있는 만큼 행정처분(업무정지)을 사전에 안내하는 작업과 병행해 전산시스템(DW시스템, 청구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업무정지처분 불이행 기관을 철저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