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린이 맘 사로잡은 '바스키아'…연매출 700억원 효자된 비법은

24일 서울 서초구 CJ ENM 오쇼핑 사옥에서 이재원 스포츠팀 MD(머천다이저) MD가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고급 가성비죠"

이재원 CJ ENM 오쇼핑 부문 스포츠팀 MD(머천다이저)가 꼽은 CJ오쇼핑의 PB(자체브랜드) 골프웨어 '장 미쉘 바스키아'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다.


CJ오쇼핑은 2016년 10월 홈쇼핑 업계 유일하게 골프웨어를 론칭한 뒤 4년째 바스키아 브랜드를 운영 하고 있다. 그동안 이 브랜드가 쌓아올린 기록은 꽤나 놀랍다. 바스키아는 한회 방송 당 꾸준히 10억원을 웃도는 판매 금액을 기록하고 있고, 연매출은 △2016년 150억원 △2017년 300억원 △2018년 400억원 △2019년 530억원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론칭 4년만에 누적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올 10월까지 매출이 570억원으로, 올해 연매출은 700~800억원으로 예상된다.

각종 패션 PB 론칭에 적극적인 홈쇼핑 업계가 유독 골프웨어 론칭을 머뭇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보통 까스텔바작, PXG 등 각자 특정 브랜드에 뚜렷한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 매스(대중)를 타겟으로 하는 홈쇼핑 업계가 직매입 구조로 큰 돈을 들여 골프웨어 PB 사업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CJ오쇼핑은 기존에 해오던대로 '홈쇼핑'의 특장점을 살리면 타 골프웨어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이 MD는 "홈쇼핑은 협력사들과 직접 컨택해 '가성비'있는 제품을 직접 만드는 데 선수"라며 "그걸 골프웨어에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골프웨어인만큼 골프족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도록 '고급짐'에 방점을 찍었다. 이 MD는 "보통 홈쇼핑들은 패션 PB 제품을 만들 때, 한 개의 협력사에 니트, 자켓, 바지 등을 모두 수주를 넣고,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만드는데 바스키아는 '고급'에 방점을 뒀기 때문에, 뭐든지 제일 잘하는 협력사에 제품을 맡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바스키아는 니트, 자켓, 바지를 모두 각각을 가장 전문적으로 만드는 협력사와 협력하고, 동시에 단추·자크·털·보충재 등을 모두 각각 뛰어난 업체와 협력해 물건을 만들고 있다. "구스 다운 롱패딩(29만9000원)의 경우 총 13개의 협력사와 협력해 만들었다. 모자엔 라쿤 퍼, 목에는 렉스 퍼, 충전재는 미국 얼라이드사의 시베리아구스를 넣는 등 하나하나 가장 좋은 것만 담았다"고 했다.

이 MD가 강조하는 건 '고급 가성비'다. 그는 "이 정도 수준의 옷은 명품 브랜드에서 120만원 이상 줘야만 살 수 있는데 그 정도 수준의 제품을 우린 29만9000원에 판매하니, '고급 가성비'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24일 서울 서초구 CJ ENM 오쇼핑 사옥에서 이재원 스포츠팀 MD(머천다이저)가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력으로만 고급스러움을 달성한 건 아니다. 저명한 화가 '장 미쉘 바스키아'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이미지가 브랜드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이 MD는 "바스키아는 키스해링·앤디워홀과 함께 3대 팝아티스트인데, 그가 가진 고유의 색감과 선, 특유의 이미지 덕분에 그동안 돌체앤가바나·꼼데가르송 등 하이엔드(가격 고려 없이 최고의 성능·디자인·품질) 브랜드들이 컬래버레이션을 해왔다'며 "우리도 이 같은 점을 높이 사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말했다. 바스키아라는 아티스트 이름을 그대로 가지고 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건 CJ오쇼핑이 전 세계 최초다.

코로나19에 외출이 적어지면서, 패션 제품군은 뷰티·이미용 제품군과 함께 매출이 반토막 났다. 하지만 이 같은 와중에도 바스키아는 전년비 매출이 140%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MD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레저 활동이 증가하면서 '골린이'(골프+어린이·갓 골프에 입문한 이들)가 늘어서 매출이 신장했고, 코로나19에 '하나 살 것 제대로 사자'는 생각에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고급' 골프웨어인 바스키아도 역시 수혜를 입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MD는 "현재의 인기에 안주해선 안된다"며 내년 SS(봄/여름)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는 "최근 몇년간은 골프웨어에 '모노톤'이 대세였는데, 내년부턴 유색컬러(쨍한 색감)가 재유행할 것 같다"면서 "내년엔 이 같은 콘셉트로 제품을 준비해 자체 연간 매출액 기록을 또 돌파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