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규제 산더미인데…" 공석 된 체인스토어협회 회장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2020.9.24/뉴스1

롯데마트 대표가 바뀌면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업체들의 대표 단체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롯데그룹의 인사로 지난해 2월부터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직을 겸하고 있던 문영표 대표가 물러나고 강성현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체인스토어협회 회장 자리도 비게 됐다. 다행히 문 대표 임기가 내년 2월까지여서 공백 기간은 약 3개월 정도로 길지 않다.

보통 체인스토어협회 회장자리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돌아가면서 맡아왔다. 협회에는 대형마트 3사 이외 이랜드리테일, GS리테일, 코스트코코리아, 농협하나로유통, 다이소, 메가마트 등 26여개 회원사가 속해있지만 실제로 대형마트 3사의 참여도가 가장 높다. 협회는 주로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을 대변해 국회, 정부에 규제 등에 관한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해 왔다.

2003년부터 이승한 전 삼성테스코(홈플러스) 대표 등이 10여년 넘게 회장 자리를 맡았고 이후 2015년 이갑수 전 이마트 대표가 선임돼 3년여간 회장직을 맡았다. 2018년부터 김종인 전 롯데마트 대표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롯데가 협회 회장직을 맡아 왔다.

하지만 슈퍼 여당의 유통 영업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굳이 협회장 자리를 맡으려거나 욕심내는 회사는 없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 관련 규제 법안 발의가 쏟아지고 있어,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지만 각사에서 딱히 협회장 자리를 탐내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현 21대 국회에서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입점규제를 강화하는 내용 등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대거 발의됐고 현재 14건이 계류 중이다. 최근에는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입점을 금지하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을 현행 반경 1㎞에서 20㎞까지 확대하는 법안이 소관위원회 논의를 기다리고 있는 등 오프라인 유통산업을 정조준한 규제 칼날이 더 매서워졌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업황이 좋지 않아 내 몸 챙기기도 힘든 실정인데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