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택수 2배 늘릴 묘수 찾는다…'서울형 재건축 활성화' 용역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4일 정부가 발표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재건축 사업장은 용적률이 최대 500%·50층이 허용된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모습. 2020.08.04. [email protected]

서울시가 주택 공급부족에 대한 고질적인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현실을 반영해 내년 ‘서울형 재건축사업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


기존 주택수를 2배 이상 늘리는 정부 공공재건축 사업을 서울시에 적용하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서는 것이다. 과도한 기부채납에 대한 우려로 ‘공공재건축 반대론’이 불거지는 와중에 추진되는 연구여서 서울시가 모두가 만족할만한 ‘서울형 재건축사업 주택공급 방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2월부터 11월까지 ‘재건축사업 제도개선 추진용역’을 실시키로 했다. 내년 신규사업인 공공성 강화 기반 하의 서울형 재건축사업 주택공급 활성화방안 마련을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10월 사전절차인 기술 용역타당성심사를 거쳐 용역비 1억5000만원을 담은 예산안을 제출했다.

서울시는 연구의 일환으로 1~2개 아파트단지를 선정해 규제를 완화시켜 재건축하는 모의 시뮬레이션도 진행한다.

서울시는 “주택 공급과 공공성 확보 간 균형점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현행 재건축정책을 점검하고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공급을 늘릴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파트지구 내 단지를 비롯한 아파트 1~2개를 샘플로 삼아 적정 공급 방안을 찾는 방안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서울시가 도시관리의 패러다임을 도시재생에서 재건축, 재개발로 다시 돌리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의회 예산정책담당관은 의견 보고서를 통해 “도시관리의 패러다임을 도시재생으로 전환한 후 재건축의 허용을 확산하는 것은 상반되는 정책"이라며 "전면개발은 신축 선호를 야기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도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연구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세권 청년주택 등 비교적 소규모 부지에서 실시되는 공급이 아닌 기존 대규모 주거지를 활용한 재건축에 최근 서울시도 주목하고 있다. 인·허가절차상 재건축사업 가능 구역인 정비구역에 이미 지정돼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아파트지구’ 만 해도 시내 18개(221개 단지)가 있다. 14만9113가구가 이곳에 산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용적률을 최대 500%, 층고 제한을 50층까지 높여 주는 공공재건축 추진계획을 밝혔다. 단, 공공재건축 시 늘어난 용적률의 50~70%는 기부채납이 의무화된다. 그 결과 임대주택이 늘어나 생활 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공공재건축 추진을 반대하는 곳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예산 분석보고서 "도시재생 기조에 재건축 맞지 않아"…서울시 "부동산시장 안정 이룰것"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상 재건축사업 등 정비사업 정의. /사진=법제처 홈페이지 캡처

도시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재건축이란 정비기반시설은 '양호'하나 '노후ㆍ불량건축물에 해당하는 공동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으로 규정돼 있다.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ㆍ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실시되는 재개발과 달리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서 실시되기에 기부채납(공공기여) 부담은 적은 대신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