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통신사 쏠림 막자"…알뜰폰도 점유율 규제?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2020.11.9/뉴스1

이동통신 3사의 중소 알뜰폰 지원을 강화하고 이통 계열사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는 알뜰폰 활성화 법안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 수를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의원 입법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시장 점유율 제한' 방식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7일 국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알뜰폰(MVNO) 활성화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취지와 방향을 큰 틀에서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개정안에 담긴 도매제공의무사업자 확대와 도매제공 의무제도의 일몰 규정 폐지를 '수용'한다는 정부 입장을 김 의원에게 제출했다. 알뜰폰은 이통사의 망을 도매가로 싸게 빌려 약 30% 가량 저렴한 요금제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다.

지금은 SK텔레콤만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로 돼 있지만 KT와 LG유플러스까지 확대하는 법안에 정부도 찬성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스페인은 3개 이통사 모두 의무사업자이고, 일본은 5개 이통사의 도매제공 거부를 금지하고 있다"며 "알뜰폰의 취약한 협상력을 보완하고 공정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전체 이통사로 확대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이통사들의 알뜰폰 도매제공 항구적 의무화에 대해서도 과기정통부는 수용 의사를 밝혔다. 현재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자에 제공하는 도매제공 의무는 일몰 기한을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일몰 때마다 법 개정으로 도매제공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중소 알뜰폰 사업에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과기정통부는 다만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 수를 제한하는 규제에 대해선 이통 자회사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 확대를 제도적으로 방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통 3사의 알뜰폰 계열사 수나 시장 점유율이 모두 다른데 자회사 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이통 계열사 알뜰폰 고객의 편익 침해 등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SK텔레콤은 SK텔링크, KT는 KT엠모바일과 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와 LG헬로비전 등을 알뜰폰 계열사로 두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대신 "시장점유율 등으로 이통 계열사의 알뜰폰 사업을 제한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통 3사 알뜰폰 계열사의 점유율은 가입자 기준 37%, 매출액 기준으론 65.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이통 자회사의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는 전체 알뜰폰 번호이동의 63%를 차지해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