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규제'에도 대리기사는 공유킥보드 탄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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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킥보드가 헬멧 규제 속에서도 대리운전 기사의 심야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루 평균 4시간가량의 짧은 피크타임에 최대한 많은 호출(콜)을 잡으려면 기동력이 관건인데, 공유킥보드 이용하면 차량보다 간편하고 도보보다 이동시간이 빠르기 때문이다.


21일 VCNC가 올 상반기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의 운행 기록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대리운전 기사가 승객 위치까지 이동하는 데 선택한 교통수단 중 전동킥보드가 약 15%를 차지했다. 도보는 64%, 차량은 21%를 기록했다. 전동킥보드 평균 이동거리는 1.73km로, 도보(1.3km)로 가기엔 멀고 차량(2.15km)으로 움직이기엔 가까운 거리를 전동킥보드로 이동하는 셈이다.

대리운전 기사가 전동킥보드를 애용하는 이유는 신속성과 편의성 때문이다. 타다 대리에서 이동수단으로 차량을 선택하면 호출 수신 거리가 최대 10km까지 확대돼 많은 호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1명이 승객 차량을 운행하면 다른 1명이 그 뒤를 따라 운전하는 2인 1조 형식으로 움직여야 해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면 전동킥보드는 도보보다 이동반경이 넓으면서도 수익을 모두 가져갈 수 있어 인기 이동수단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이에 VCNC는 공유킥보드 업체 '씽씽'과 제휴해 대리운전 기사가 공유킥보드 이용 시 기본요금 면제 등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이용한 대리운전 기사 중 26%는 "이동수단을 도보에서 전동킥보드로 변경한 후 호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도심에선 공유킥보드 인기…헬멧 규제에도 이용률 2배로 늘어

/사진=VCNC

눈여겨볼 점은 수도권과 달리 좁은 반경에서 대리운전 호출이 쏟아지는 강남 지역에서도 전동킥보드 선호율은 14.4%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이다. 이에 대해 VCNC 관계자는 "호출이 많은 지역일수록 이동시 공유킥보드 활용도가 높다"며 "공유킥보드를 이용하는 대리운전 기사의 42%는 신속성을, 32%는 편의성을 장점으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유킥보드는 개인용 전동킥보드처럼 승객 차량에 싣지 않아도 돼 부담이 적다는 평가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동킥보드가 부피가 크고 무겁다 보니 트렁크에 실으려고 하면 자국이 남고 흙이 떨어진다며 거부하는 승객이 많았다"라며 "공유킥보드는 주차 편의성이 높아 승객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지난달 13일 '헬멧 규제' 시행 후에도 공유킥보드를 타는 대리운전 기사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24일주 타다 대리운전 기사의 씽씽 전동킥보드 이용률은 할인 혜택을 처음 제공한 4월 19일주 대비 1.8배로 증가했다. 헬멧 규제로 공유킥보드 업계 이용자 수가 반 토막 난 것과 대조적이다.

VCNC 관계자는 "최근 공유킥보드 운영 지역에 확대되면서 심야 이동 시 이를 활용하는 대리운전 기사가 늘고 있다"라며 "헬멧도 따로 들고 다닐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공유킥보드 업체도 이용이 적은 심야 시간에 가동률을 높일 수 있어 '윈윈'인 만큼, 대리운전 기사에게 빠르고 편리한 이동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