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황제 조사·기자 사찰' 공수처 고발한 시민단체 조사

(과천=뉴스1) 민경석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6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7.26/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이성윤 서울고검장 '황제 조사' 및 취재기자 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을 고발한 시민단체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27일 오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출석해 공수처 고발 사건 2개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고발인 조사는 9시 15분부터 11시 20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준모는 지난 4월 공수처가 이 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용차를 제공하고 출입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과 관련, 김진욱 공수처장을 직권남용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어 공수처가 황제 조사 당시 CCTV 영상을 보도한 언론사 취재기자를 사찰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6월 김 처장 및 여운국 공수처 차장, 공수처 수사관 2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에 추가 고발했다. 대검은 두 사건을 모두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했다.

사준모 측은 "고발인 조사에서 이 고검장 황제 조사 관련, 최초 고발장에 적시한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죄 외에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죄에 해당하는지 여부토 검토해달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처장이 이 고검장을 소환했을 당시 피의자신문조서가 아닌 면담조서를 공수처 직원에게 작성하게 한 것이 별도로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 것 아닌지 검토해달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취재기자 사찰 사건과 관련해서는 "수원지검이 안양지청에 협조요청서를 보낸 바와 같이 공수처가 정당한 내사규칙에 근거해 내사를 진행했는지 여부와 언론사 기자가 이 사건 수사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기자는 경찰 수사 대상임에도 공수처가 받은 첩보를 경찰로 이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기자 사찰 논란이 불거지자 "검찰에서 해당 CCTV 영상을 불법 유출했다는 첩보가 입수돼 내사한 것일 뿐 기자를 뒷조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은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의견서를 보내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수사팀은 "검찰에서 CCTV 영상이 유출됐다는 첩보를 입수해서 내사했다는 공수처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면서 "범죄 사실로 구성될 수 없는 것을 내사를 핑계로 뒷조사한 것으로 수사기관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 수사관이 해당 영상을 보유한 단체에 CCTV를 요청한 근거인 해당 첩보가 현장에서 생산된 건지 미리 입수한 것인지 등 진상을 밝혀달라"는 취지의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