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보는 듯" TV쇼핑, '디지털 스튜디오' 승부수

신세계TV쇼핑의 디지털 스튜디오가 수산물 판매 방송을 위해 스크린에 '수산물 가게'를 구현했다. /사진제공= 신세계TV쇼핑

라이브 홈쇼핑, T커머스 등 TV쇼핑 업계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모으기 위해 디지털스튜디오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컴퓨터그래픽(CG)를 통해 판매 제품에 적합한 배경과 화면을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시청률과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커머스사들을 필두로 라이브 홈쇼핑사들까지 기존 목재식 스튜디오를 디지털 스튜디오로 교체하고 있다. 방송 무대를 기존의 목재 스튜디오에서 LED 스크린이 설치된 디지털 스튜디오로 바꾸는 것인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꾸준히 새로운 배경을 제공하고 눈앞에서 제품을 보듯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신세계TV쇼핑이 업계 최초로 방송 무대를 전부 LED로 바꿔 디지털 스튜디오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CJ온스타일이 방송 스튜디오 일부를 디지털 스튜디오로 교체했고 GS홈쇼핑도 교체 진행 중이다. 특히 K쇼핑은 올 상반기에 방송 무대를 전부 디지털로 교체했고, SK스토아 역시 하반기까지 전부 디지털로 전환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TV쇼핑 업계가 이처럼 '디지털 스튜디오'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데는 높아진 소비자 안목에 맞추고 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일반 방송가에선 스튜디오를 지어놓으면 몇 개월, 몇 년 씩 해당 스튜디오를 꾸준히 사용하지만, TV쇼핑은 상품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스튜디오로 바꿔줘야 고객들이 질려하지 않는다. 이때 디지털 스튜디오가 대안이 된다. 디지털 스튜디오는 빠른 화면전환이 가능해 한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여러 분위기, 느낌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기존 목재 스튜디오는 세트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데 수 시간이 걸리지만, 디지털 스튜디오는 1~2초 내에 전체 배경을 바꿀 수 있다. 이에 따라 세트 설치·해체·보관 비용 등 세트 제작 비용도 크게 아낄 수 있다.

신세계TV쇼핑의 디지털 스튜디오가 시원한 느낌을 주기 위해 스크린에 '빙하'를 구현했다. /사진제공= 신세계TV쇼핑

한 TV쇼핑 관계자는 "디지털 스튜디오를 통해 배경에서 임팩트 있는 장면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짧은 시간 채널을 스쳐지나가더라도 다시 찾아와 재핑효과(채널을 돌리다보면 중간에 있는 채널의 시청률도 높아지는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제습기를 판매할 때 화장실, 옷방, 침실 등으로 배경이 여러 번 교체돼 상황별 연출을 할 수 있고, 인견을 판매할 때 배경에서 폭포수 배경, 바닷가 해변, 물 속 풍경 등을 보여줌으로써 시원한 소재의 느낌을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신세계TV쇼핑은 지난 5월 전체 스튜디오의 '바닥'에 LED를 도입하며 디지털화했다. 신세계TV쇼핑은 "지난해 벽면을 모두 디지털로 바꾼 뒤 시청자들 반응이 좋았기에, 이번에는 바닥까지 도입했다"고 말했다.

바닥까지 전체를 디지털 스튜디오로 바꾼 뒤 시청자 수와 매출에 즉각적 효과가 나타났단 설명이다. 신세계TV쇼핑이 최근 두달간 황금시간대(오전 8~11시) 기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프로그램은 일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프로그램보다 17% 높은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특히 신세계TV쇼핑 자체적으로 가장 디지털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평가하는 인견 소재 제품들은 기존 스튜디오 대비 평균 시청자 수가 36% 높아졌다. 주문액도 35% 늘었다. 신세계TV쇼핑 관계자는 "시원한 소재 느낌을 디지털 스크린으로 구현했는데, 시청자들로 하여금 촉각적 감각을 연상시키며 시선을 사로잡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ESG(환경·사회·기업구조)경영 트렌드와 맞물려 디지털 스튜디오가 업계 전체에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사가 디지털 신기술 도입을 통한 경쟁력 확대와 차별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데다가, 디지털 스튜디오는 폐기물도 나오지 않아 ESG 트렌드와도 맞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