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축 우려 덜어내나, 다시 퍼지는 비둘기론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0.97포인트(0.67%) 상승한 3148.8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11.40(1.11%)포인트 상승한 1037.74, 원·달러환율은 5.20원 내린 1,170.8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21.9.14/뉴스1

코스피가 사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미하게나마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수급도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중반 시장 조정을 초래한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면서 시장에 온기가 다시 퍼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97포인트(0.67%) 오른 3148.83으로 마감했다. 지난 10일 이후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장중 한 때 3164.31(+1.17%)까지 오르며 8월 약세장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이 이날 2983억원을 순매수하며 이틀째 매수우위 기조를 이어갔고 기관이 7640억원을 순매수하며 사흘째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환율 고공행진으로 대변되는 한국 원화약세가 아직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든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8월 코스피가 3280선에서 3000선까지 급락한 배경에는 환율 및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8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을 비롯해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코로나19 이후 확장 일변도를 걷던 통화당국의 스탠스가 방향을 트는 모습이 나타난 데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약세)하면서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 이탈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8월 한 달간 외국인 매도세는 6조300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매물폭탄은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증시 대표주에 집중됐다. 지난해 이후 견조하게 이어졌던 우상향 흐름이 이제는 끝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완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NAVER(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 이슈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에 고른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무엇이 분위기를 바꾼 것일까. 시장 일각에서는 한때 시장 투자심리를 억누르던 유동성 감소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덜어졌다는 점을 꼽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환율은 통화 가치 간의 비율이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국가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행할 경우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환율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과 통화정책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현재 완화적 통화정책이 전반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점진적이고 제한적 수준의 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시장 유동성 급감을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