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국감'에 설립 2년 스타트업 대표가 소환된 이유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올해 국회 국정감사는 '플랫폼 국감'으로 불릴 만큼 수많은 플랫폼 기업 수장들이 줄줄이 국감장에 소환된다. 대표적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 김범석 쿠팡 회장 등이다.


또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김정주 넥슨 창업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 배보찬 야놀자 대표, 정명훈 여기어때컴퍼니 대표도 출석한다.

안성우 직방 대표와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 등 이제 막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된 스타트업 대표도 소환된 가운데, 설립 2년차의 스타트업 대표가 국감 증인·참고인 명단에 포함돼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약 배달'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 복지부 국감 출석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전날 의결한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안에 따르면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는 다음달 7일 열리는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닥터나우는 2019년 8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의약품 배달 서비스로 비대면 진료(원격의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전화·화상진료를 받은 뒤 의사가 약을 처방하면 환자는 동네약국에서 이를 수령할 수 있다. 집으로 배송 받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150여개 병원·약국과 제휴해 12개 진료 과목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생리통이나 질염 등 여성질환, 남성 성기능 장애, 탈모 등 직접 병원을 찾기가 부담스러운 환자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전파를 막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8월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는 11만명, 플랫폼 내 거래액은 1억원을 돌파했다.

김대업 약사회장도 참석…국회의 갈등 조정 역할 주목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마스크 수급 안정화대책 합동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 정무경 조달청장,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2020.3.5/뉴스1

하지만 약사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대한약사회는 닥터나우가 고유식별정보인 주민등록번호와 민감한 정보인 환자의 질병정보를 개인정보보호법을 무시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약사회는 닥터나우의 성장이 약 배달 서비스를 정식 허용하는 계기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의약품 오남용과 배달 과정에서의 변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 이면에는 매출 하락에 대한 강한 위기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 한 약사는 "대부분의 약국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병원 인근에 힘들게 자리를 잡은 상태다. 약 배달이 허용되면 이런 지리적 이점들이 사라지고 당연히 매출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장지호 대표를 국감 참고인으로 신청한 복지위원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원격진료 및 약 배달 플랫폼 운영 관련 질의'를 이유로 명시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큰 골격만 잡은 상태"라며 구체적인 질의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장 대표와 함께 김대업 대한약사회장도 같은날 국감장에 출석한다. 약사회와 닥터나우가 법정 공방까지 벌이며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국감이 양측의 갈등을 조정하는 기회가 될지, 더욱 증폭하는 장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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