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던 단백질바 만들어 팔았더니" 20대 사장님, 연매출 20억 대박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이지우 뉴트리그램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대학생 시절 다이어트 하다 식이장애를 겪은 뒤 영양성분을 보고 당분 적은 건강한 음식을 찾게 됐어요. 해외에서 영양 균형이 맞춰진 단백질바를 직접 구매해 먹다가 결국 직접 필요한 단백질바를 만들어 팔게 됐어요. 2019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500만원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월 매출 2억5000만원을 찍게 됐네요."

단백질바로 식품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20대 사장님이 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당 함유량은 적은 단백질바 '솔직단백' 제조사인 뉴트리그램의 이지우 대표(26)다.

19일 뉴트리그램 본사가 위치한 서울 대방동 스페이스살림에서 만난 이 대표는 2019년 5월 개인사업자로 단백질바 사업을 시작했다. 판매 규모가 커지자 지난해 5월 법인으로 변경하며 사업을 키웠다. 올해에는 편의점에 솔직단백을 납품하며 지난달 기준 월 매출 2억5000만원까지 찍을 정도로 회사가 급성장했다. 직원수도 6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약 4억원이었던 뉴트리그램의 매출은 올해 5배로 증가한 2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50억~60억원, 2023년에는 100억원이 매출 목표치다.

이지우 뉴트리그램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 대표가 단백질바 사업에 뛰어든 것은 개인 필요 때문이었다.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다이어트를 하면서 시중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을 먹으려 했는데 단백질 함량은 적고 당분은 너무 많아 국내에도 영양 균형이 잡혀 있고 맛있는 단백질바 제품이 있었으면 했다"며 "이후 잠깐 일한 비건 빵집에서 26세의 여성 대표가 사업을 꾸리는 걸 보고 나이가 어려도 충분히 창업할 수 있다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직후 바로 창업에 뛰어든 이 대표(식품기사, 위생사 자격증 보유)는 해외여행을 가려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500만원을 종잣돈으로 썼다. 홍익대 인근 반지하에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약 13㎡짜리 공간을 마련해 단백질바를 만들고 판매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습득한 유통기한 표시법, 행정지식을 활용하고 해외 제품을 참고해 조리법을 개발했고 영양성분 기준도 마련했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제품 개발 과정을 올리자 사먹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먼저 들어왔고 주문량을 다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판매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솔직단백 제품군/사진= 뉴트리그램

대량 생산이 필요해지던 시기 외식창업플랫폼 '위쿡'과 와디즈의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2019년 11월 단백질바 크라우드 펀딩 결과 8300여만원(목표액 대비 1만6660%)이 모여 이 자금으로 4만6000여개의 단백질바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보냈다.

이후 제품군 확장과 대량 생산을 위해 법인사업자로 전환하고 해썹(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쓰리비네트웍스에 위탁 생산을 맡겼다. 제품 개발은 위쿡 플랫폼 내 공유주방을 활용하고 사무실은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등의 지원을 받아 구해 비용을 아꼈다. 지난해 11월엔 GS그룹의 푸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넥스트 푸디콘'에 선정됐고 올해 2월부터 솔직단백 제품을 GS25, GS샵 등에 납품하며 매출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 5월에는 경영 지식 습득 등을 위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사진= 뉴트리그램

최근 단백질바 제품이 많은데 솔직단백만의 강점이 있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이 대표는 "25~34세 여성이 주요 소비층인데 다른 제품 대비 단백질뿐 아니라 식이섬유 함유량도 1개 기준 성인 하루 권장량의 40% 이상으로 많고 당분은 1개에 2g 정도로 낮다"며 "당근케이크, 카카오 등의 다양한 맛으로 디저트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해 제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노년층 등까지 고려해 다양한 수요에 맞게 추가로 맞춤 영양식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경로도 확장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의 일상에 건강한 선택지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