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적자 끝 흑자 시작?…LG 車전장, 올 생산 2000만대 돌파

LG전자 (90,700원 ▼1,900 -2.05%)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생산량이 빠르게 늘면서 규모의 경제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투자를 이어온 결과다. 다만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일부 납품이 지연되면서 본격적인 성과는 내년 초 가시화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장사업의 올해 3분기 누적 생산량이 사상 처음으로 2000만대를 넘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생산량(1679만9000대)보다 44.9% 많은 2433만8000대다.

지난해부터 잇달아 수주한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합성어)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가 본격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의 누적 수주는 현재 6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포테인먼트가 60%, 마그나와의 합작사인 엘지마그나의 전기차부품과 ZKW의 램프가 나머지다.

생산량과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LG전자 안팎에서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당장 주요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3년 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3분기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통신 장비) 시장에서 24.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3%포인트, 7.1%포인트 올랐다. AV/AVN(AV와 내비게이션의 결합품) 시장에서도 올해 3분기 점유율이 10.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포인트 상승했다.

LG전자는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4조5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도 총 6138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3분기까지 3252억원을 투입했고 4분기 288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8월27일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본사 소재지인 인천사업장 내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에서 산업용 로봇이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조립하고 있다./사진=뉴스1(LG전자 제공)

당초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반도체 품귀와 맞물려 내년 초로 다소 미뤄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에 따라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매출 발생 시점은 계약별로 따라 다르다"며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로 일부 제품의 납품이 지연되면서 일부 매출 실현도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LG전자 내부적으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이 내년부터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터디레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250억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성장률 8%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마켓스터디레포트는 2027년 시장 규모가 428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전장사업을 총괄하는 VS본부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7354억원, 영업손실 53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었지만 GM 볼트 리콜 충당금 4800억원이 반영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 LG전자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에서 "글로벌 완성차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협력, 원가 절감으로 내년에는 의미 있는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확대 속에 수주한 물량이 매출로 연결되면서 VS사업이 성장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며 VS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1.8%에서 2022년 13.3%, 2024년에는 20%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