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개 리모컨 배터리 아낄 수 있어"…삼성은 왜 친환경 기술 풀었나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오문영 기자

삼성전자 퓨처 제너레이션 랩의 캐서린 신이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베네시안 팔라조에서 CES 2022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기술 혁신이 가야할 뱡향으로 '지속가능한 일상'을 제시했다. 4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2 개최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조연설에서다. 그는 지속가능한 일상이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업종을 초월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업계 리더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기술이 갈 길은 '지속가능한 일상'…친환경 계획 공유

한 부회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 고객사 등 750여명이 참석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기술 혁신이 가야할 길을 '지속가능한 일상'으로 정의하고 그간 삼성이 해온 친환경 노력과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솔라셀 리모컨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해 QLED 제품에 처음 적용됐던 친환경 솔라셀 리모컨은 올해 TV 신제품과 생활가전 제품군에 확대 적용된다.

올해는 친환경 리모컨을 적용하는 제품 판매량과 사용 기간이 확대돼 2억개가 넘는 배터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일렬로 나열했을 때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까지의 거리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지난해 대비 30배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TV를 만들 계획도 전했다. 한 부회장은 "3년 내로 재활용 재료 사용을 모든 모바일과 가전 제품으로 확대할 것"이라 말했다. 이 외에도 친환경 포장 노력 확대, 스마트싱스를 통한 전기사용량 모니터링, 전자 폐기물 수거활 동 등을 통해 일군 성과를 공유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을 주제로 기조 연설하고 있다./사진=뉴스1

"혼자 이룰 순 없다" 업계 리더들에 '동행' 강조

한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일상'이란 목표를 삼성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계를 초월한 협력이 있어야 기후변화에 맞설 수 있고 환경보호라는 핵심에 다가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한 부회장은 솔라셀 리모컨을 다른 기업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이라 선언했다. 이어서 글로벌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함께 미세 플라스틱 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협력할 것임을 밝혔다.

한 부회장은 "추가적인 파트너십을 모색할 것"이라며 "업계 리더들과 함께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협력할 것이고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세상을 재창조하고 있는 혁신가들과 크리에이터들, 기술전문가들을 만나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라이프스타일' 위한 제품·서비스도 소개…한 부회장이 소개하면 MZ세대가 설명

한 부회장은 개인화된 경험과 고도화된 연결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도 이날 소개했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설명은 삼성전자의 '퓨처 제너레이션 랩'에서 일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직원들이 나섰다. 이 랩은 젋은 세대에 특화된 브랜드와 제품 마케팅을 기획·실행하는 곳으로 20대 직원들이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직원은 본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제품과 서비스가 갖는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나만의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는 '더 프리스타일'과 신규 게이밍 플랫폼 '게이밍 허브', 차세대 게임 전용 디스플레이 '오디세이 아크' 등이 MZ세대의 입을 통해 소개됐다. 한 외신 기자는 "친환경을 강조한 데 이어 제품 설명을 젊은 직원들이 하는 것을 보니 삼성이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퓨처 제너레이션 랩의 캐서린 신이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제품간 연결성 강화도 '업계와'…HCA 발족

한 부회장은 제품간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가전 업체들과 손잡고 HCA(홈 커넥터비티 얼라이언스)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HCA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등 유명 업체들과 연합해 가전 제품에 최적화된 IoT(사물인터넷) 표준을 정립한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을 하나의 홈 IoT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퓨처 제너레이션 랩에서 일하는 캐서린 신은 "HCA는 연결된 생태계와 디지털 기술이 개인화된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진정으로 가져다줄 것이란 믿음이 현실화한 것"이라며 "강력한 협력을 통해 앞으로 더욱 건전한 경쟁과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