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판 127시간?…절벽서 물·식량 없이 이틀간 고립된 20대 남성

/사진제공=sooraj_p_nath 인스타그램 캡처

인도의 가파른 협곡에서 등반하다 절벽 틈에 껴 이틀간 조난됐던 남성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10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인도 육군 남부 사령부는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군 등반부대 구조팀이 가파른 협곡에서 45시간 넘게 고립됐던 남성 바부(23)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정오 케랄라주 팔라카드의 산악 지역에서 바부는 동료들과 등산을 하던 중 절벽에서 미끄러졌다.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그는 다행히 절벽 중간 좁은 공간에 낀 덕분에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절벽이 워낙 가팔랐기 때문에 다시 위로 오를 수 없었고 동료들도 바부를 도와줄 수 없었다. 바부는 물과 식량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에 동료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군이 구조 작업에 나섰다.

지난 8일 군 구조대는 해안경비대 헬기를 이용해 여러 차례 구조를 시도했다. 하지만 지형이 험하고 협곡 주변의 하강 기류가 너무 강해 잘못하다간 구조대마저 위험해질 상황이었다. 결국 헬기 구조는 실패로 돌아갔다.


밤이 되면 구조 작업은 진행할 수 없었다. 협곡에 바람이 강하게 불어 기온이 떨어지고 야생동물이 많이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다음날 9일 오전 군 구조대는 산악 등반에 특화된 부대를 동원해 여러 지점에서 다시 접근을 시도했다. 이에 밧줄을 타고 내려간 대원 두 명이 바부에게 도달했다. 대원들은 우선 지친 바부에게 물과 음식을 전달했다. 이후엔 절벽 위로 안전하게 끌어올려 구조에 성공했다.

구조대를 이끈 헤만트 라흐 중령은 "밧줄을 고정할 나무가 없어서 바위에 묶었다. 사람들이 바위를 손으로 잡고 있어야 했다"며 "바부가 절벽 틈에 끼어있던 점은 그나마 행운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바부는 검사 결과 다행히도 건강 사태가 양호했다. 그는 "인도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바부의 사연에 현지 언론은 "영화 '127시간'과 유사한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2010년에 개봉한 '127시간'은 미국 유타주 블루존캐니언을 등반하던 남자가 암벽에 팔이 짓눌려 127시간의 고립된 상황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 영화는 2003년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