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5억·강북 10억…'쥐꼬리' 월급으로 내집마련 언제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가격 오름세는 여전하다. 평균 매매가격이 강북권은 10억, 강남권은 15억원을 각각 넘어섰다. 향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여윳돈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서울 아파트 구입이 한층 팍팍해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12억6891만원…강남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대출금지선 넘었다28일 KB국민은행이 공개한 월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922만원 오른 12억6891만원으로 집계됐다.

권역별 아파트값은 강북권 14개 자치구가 평균 10억487만원, 강남권 11개 자치구가 평균 15억1210만원으로 조사됐다. 강북권 아파트값이 10억원, 강남권 아파트값이 15억원을 넘은 것은 모두 통계 집계 후 처음이다.


강북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평균 9억원을 넘은 지 8개월 만에, 강남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9월 14억원을 넘은 지 5개월 만에 각각 가격대가 1억원씩 뛰었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최초로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을 넘어섰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강북권 아파트값은 평균 4억5864만원, 강남권 아파트값은 평균 7억2616만원이었다. 지역을 가릴 것 없이 지난 5년 간 모두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195만원으로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8억원대에 진입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5년 전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 이상으로 뛴 셈이다.

서울 한 공인중개소 밀집 지역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아파트 가격 양극화 심화…중산층 소득으로 서울 아파트 내집마련 20.1년고가 아파트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저가 아파트와의 가격 격차도 한층 벌어졌다. 이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해서 상위 20% 평균 가격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은 매매가 10.0, 전세가 7.8배로 조사됐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수치가 클수록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의미다.

올해 2월 기준 전국 하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1억2342만원, 상위 20%는 평균 12억3639만원으로 집계됐다.

당분간 이런 현상은 더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자산시장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이라며 "이미 초고가 주택은 대출규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구매력이 약한 계층이 많이 사는 중저가 주택의 가격하락 압력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치솟자 중산층의 내집마련 여건도 더 어려워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PIR(소득대비 집값 비율)은 소득 3분위 기준 20.1로 조사됐다. 소득 상위 40~60% 수준 가구가 서울 아파트로 내집 마련을 하려면 한푼도 쓰지 않고 20.1년은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2017년 5월 10.9에서 9.2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현 정부 출범 후 내집마련을 위해 소득을 모아야 하는 기간이 9.2년 더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