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내성암호' 난제 해결…ETRI, 양자컴퓨터 시대 '선봉'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양자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처리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양자내성암호 분야 '이진 선형잡음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을 제시했다. /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우리나라 연구진이 '양자내성암호' 분야 난제를 해결할 단초를 찾았다. 양자내성암호란 양자컴퓨터조차도 해결하기 어려운 차세대 암호체계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6일 양자내성암호 분야 '이진 선형잡음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 저널 오브 피직스'(New Journal of Physics)에 게재됐다.

컴퓨터는 0과 1의 이진법에 따라 비트(bit) 단위로 정보를 처리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큐비트(Quantum bit)를 가질 수 있다. 예컨대 컴퓨터가 동전 앞뒷면처럼 0과 1만 표현했다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은 물론 중첩이 가능해 동전이 수직으로 선 상태까지 표현할 수 있다.

양자내성암호는 이처럼 양자컴퓨터도 풀 수 없는 암호체계다. 대표적인 방식이 격자 기반 암호 방식이다. 이 방식은 뛰어난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이진 선형잡음문제라는 난제에 부딪혔다.

슈퍼컴퓨터와 양자컴퓨터 비교. /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팀은 선형잡음문제를 해결할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알고리즘 계산에 필요한 양자샘플 구성부터 계산까지 모두 최적화했다. 양자샘플은 고전 컴퓨터에서 데이터와 같은 것으로, 양자컴퓨터 활용을 위해선 그 구성과 활용이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개별 인코딩(데이터양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를 코드화하고 압축하는 일) 적용 방식을 통해 결함 허용 양자컴퓨팅의 구동 자원을 최적화해, 이진 선형잡음문제를 풀어낼 실마리를 찾았다. 양자샘플을 구성하기 위한 양자 회로를 알고리즘에 종합 분석하고 최적화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잡음을 동반한 선형문제는 공학과 정보보안 등 응용성이 매우 높은 문제"라면서 "이번 연구에선 양자샘플의 생성을 비롯한 모든 계산 과정을 분석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양자컴퓨터 관련 수학, 암호학 등의 기초·원천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