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역사에세이 평이했다고? 가치관을 묻는 문제

어렵기로 이름난 현대차 (249,500원 ▲4,500 +1.84%) 입사시험이 치러진 9일, 최고 관심사는 역사에세이였다. 시험을 치르고 나온 응시생들은 예년에 비해 역사에세이 문제의 유형이나 수준은 비교적 평이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전문가들은 "역사에세이 초창기의 문제유형으로 돌아간 듯하다. 소재 선택부터 가치관이 드러나야 하는 문제인 만큼 결코 쉽다고 볼 순 없다"는 평이다.

9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을 뽑기 위한 현대차 인적성검사(HMAT;Hyundai Motor Group Aptitude Test)에서 역사에세이 문제로 ‘인류의 역사 발전’과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관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현대자동차그룹이 9일 공개한 역사에세이 문제다. 지원자들은 두 가지 문제 중 1개를 골라 30분 동안 700자 이내로 서술해야 했다.


1. 인류는 크고 작은 변화를 계기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발전해왔습니다. 그 중 본인의 가치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인류 역사 발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역사적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이 인류 발전에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서술하시오

2. 우리나라는 6·25 전쟁의 폐허로부터 반세기 만에 '한강의 기적' 이라 불릴 만큼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제 성장을 이룩한 나라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사실/사건을 한가지 선택하고 △선택한 선정 기준 및 그 이유를 서술하시오

현대차는 2013년 하반기 공채부터 응시자의 역사적 소양과 가치관을 묻는 역사에세이 시험을 출제해왔다. 응시자는 역사적 지식과 함께 정해진 시간 내에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2014년의 경우 ‘세종대왕이 과거 시험에서 출제했던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 구별법이라는 문제를 자신이 받는다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우리나라 위인 가운데 신사임당처럼 시대적 상황에 의해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인물을 골라 서술하라’ 등의 문제가 나왔다.


인적성시험 전문가들을 "세종대왕의 인재채용 원칙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물었던 2014년에 비해 이번 문제는 소재 선택부터 확고한 자신의 가치관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지원자 입장에서 쓰기는 쉽지만 점수를 받기는 어려운 문제유형"이라고 말하며 "예를 들어 '자유'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보는 지원자라면 프랑스대혁명을 소재로 삼아 의의를 서술할 수 있을텐데 '본인의 가치관에 비추어 보았을 때'라는 부분에 좀더 방점을 두고 면접까지 염두에 두고 일관성있게 써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사에세이 외에 HMAT은 언어이해(25문항 30분), 논리판단(15문항 25분), 자료해석(20문항 30분), 정보추론(25문항 30분), 도식이해/공간지각(25문항 30분), 인성검사(112문항 60분), 역사에세이(2문항 가운데 1문항 골라서 작성, 30분) 등 7개 영역이다. 매년 상,·하반기 번갈아가며 공간지각과 도식이해를 치르는데, 이날 시험에는 도식이해가 나왔다.

인적성검사에 대한 이번 응시자들의 대부분은 "도식이해 영역이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을 "도식이해 과목은 숨겨진 원리를 찾는 문제이기 때문에 늘 새로운 유형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응시자들이 어렵다고 느낀 점은 이전에 보지못했던 문제가 나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9일 치른 HMAT 합격자는 23일에 발표한다. 발표 후 사흘 뒤인 26일부터 30일까지 1차 면접이 진행된다.1차 면접은 핵심역량면접과 직무역량면접으로 이뤄지며 합격자 명단은 11월 13일에 발표한다. 2차 면접은 11월 16~18일에 예정돼 있다. 2차 면접은 종합면접과 영어면접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