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리콜 또 '데드라인' 넘겨..환경부 느긋한 태도도 '도마'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세종=이동우 기자

올초 환경부를 방문한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사진=뉴스1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한 국내 리콜 시한을 또 넘겼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리콜 계획서 제출 마감 시한을 이날까지로 잡았지만, 결국 계획서가 제출되지 않았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코리아 측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이번 주 중으로 제출 시한을 미뤄줄 것을 환경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은 연비조작이 설정된 EA189 엔진을 수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첨부 여부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본사에서 한글 버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2개 차종부터 순차 적으로 한국에 보내오고 있다"며 "환경부와 일정을 협의 중이며 조만간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리콜 일정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리콜 대상 차량 12만 여대가 계속 국내 도로를 운행, 미세먼지를 배출하게 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해 9월 사태 촉발 당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시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8개월 넘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환경부의 리콜 명령을 받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1차 마감일인 지난 1월 6일 계획을 환경부에 냈었다. 그러나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핵심 내용인 결함 원인과 개선 계획을 한 두 줄 정도로만 부실하게 적어 사실상 리콜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판단, 법인과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기환경보전법은 환경부 장관의 리콜 명령을 받은 자는 리콜계획을 수립해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후 3월에도 계획서를 다시 제출했으나 리콜 대상 차량에 임의 조작을 했다는 사항을 명시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반려됐다.

일각에선 환경부의 '느긋한'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당초 환경부는 "이번 달까지 제출되지 않으면 리콜 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지만, 현재 '계획서가 들어올 때까지 한번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물러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공급되는 소프트웨어는 15종의 대상 차종 중 2개 차종만 우선 적용되고, 환경부의 검증 기간이 있어 승인을 받더라도 빠르면 3~4주 뒤에야 리콜이 시작된다"며 "리콜이 지연되는 만큼 유해 물질을 더 배출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