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폭스바겐 16.7조원 합의안 잠정 승인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사진=블룸버그

미국 법원이 독일 자동차업체 폴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미국 소비자들의 피해를 배상하기 위한 합의안을 잠정 승인했다. 무려 147억달러(16조6900억원)로 미국 내 소비자 집단소송 합의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소재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찰스 브라이어 판사가 이날 합의안에 대해 잠정 승인 조치를 내렸다.

브라이어 판사는 "폭스바겐과 미국 당국 모두 일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했다"며 "이 목표들이 달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의안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는 오는 10월18일 결정된다.

폭스바겐은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 업무를 전담하기 위해 250~300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법원에 밝혔다. 이들은 폭스바겐그룹의 미주 법인 소속 40명이 감독할 예정이다.

이번에 잠정 승인을 받은 합의안은 폭스바겐과 미국 당국, 미국 소비자 등을 대표하는 변호인들이 지난 6월 제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배출가스가 조작된 2000㏄급 디젤 차량 소유자 47만5000명은 차량 평가액에 따라 1인당 5100~1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차량 소유자들은 폭스바겐에 차량을 되팔거나 소유 차량을 수리받을 수 있다. 이에 따른 배상금은 100억달러에 이른다.

해당 차량을 리스한 소비자들은 평균 3500달러의 배상금과 함께 리스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옵션이 주어진다.

오는 10월 법원에서 합의안이 최종 승인을 받으면 폭스바겐은 이같은 배상안을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고지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의무가 있다. 2019년 6월까지 배상을 받은 소비자들이 전체 피해 차량 소유자의 85%에 이르지 않으면 폭스바겐은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된다.

이번 합의에는 소비자 배상액 외에 배출가스 저감 차량 개발을 위한 연구비용과 환경개선기금에 투입할 47억달러도 포함됐다.

미국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8만5000대의 3000cc급 폭스바겐 디젤 자동차에 대한 보상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8월25일 열릴 내판에서 합의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가 최종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미국 내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관련 소송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폭스바겐은 이번 손해배상 소송과 별도로 정부에 수십억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또 이번 집단소송 합의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미국 소비자로부터 개별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