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세기의 라이벌' 벤츠-BMW 韓서 사회적역할 '동행'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슈테판 할루자 한독상공회의소 회장,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아우스빌둥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있다./사진제공=한독상공회의소

6일 오전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와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대표가 자리를 함께 했다.

독일의 도제식 기술인력 양성과정인 '아우스빌둥'(Ausbildung) 프로그램을 국내 도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서다.

이달부터 도입되는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독일의 '일×학습 병행 교육과정' 중에서 자동차 정비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아우토 메카트로니카'가 우선 시작된다.

벤츠, BMW 두 회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도 '세기의 라이벌'로 불렸는데, 국내에서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에도 월간 별로 판매량이 엎치락뒤치락했고, 결국 벤츠가 첫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그전까지는 7년간 BMW가 판매왕 자리를 고수했다.

올 들어서도 주력 중형세단 모델인 E클래스(벤츠)와 5시리즈(BMW)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불꽃 신경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사이인 셈이다. 그렇지만 한국 시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맞손을 잡기로 했다. 공식적으로 두 회사가 국내에서 협력을 진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은 두 브랜드의 딜러사와 정식 근로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급여와 수준 높은 근무 환경을 제공받게 된다. 기업 현장의 실무교육(70%)과 두원공과대·여주대 등 학교에서의 이론 교육(30%)이 결합된 커리큘럼을 총 3년간 이수한다.

과정 수료 후 대학의 전문학사 학위와 각 업체가 부여하는 교육 인증을 함께 얻게 되며 한독상공회의소에서 한국의 아우스빌둥 과정이 독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승인 절차를 마쳐 해외 취업 시에도 활용할 수 있다. 두 브랜드도 '실무형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슈테판 할루자 한독상공회의소 회장은 "청년 실업률을 줄이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노동시장의 요구와 구직자 전문성을 맞추는 것"이라며 "아우스빌둥이 이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두 기업의 이번 프로그램 참여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다. 두 회사는 2020년까지 총 100억원을 이 프로그램에 투자한다.

그간 수입차 업계 기부금(2015년 감사보고서 기준) 순위에서도 벤츠코리아는 20억5489억원, BMW코리아 18억원(BMW코리아미래재단 포함시 40억원)으로 1~2위를 다퉜다. 두 회사의 점유율이 국내 수입차 시장 절반을 넘을 정도로 성장의 과실을 얻은 만큼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진 상황이다.

김 사장은 "아우스빌둥을 통해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한국 사회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실라키스 사장도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경력 개발과 인적자원 향상에 도움을 주고 한국 사회의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더욱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