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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집 필요 없어"..車광고 보면 삶이 보인다

[車ISSUE]'크루즈', YOLO족의 모습 그려...벤츠, 힙합스타 앞세워 '젊음' 강조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입력 : 2017.03.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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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크루즈 광고 /사진제공=한국GM
올 뉴 크루즈 광고 /사진제공=한국GM
"결혼 안 할지도, 집 못 살지도, 난 지금이 좋아."

청춘만화 주인공이 내뱉을 것 같은 이 대사는 한국GM ‘올 뉴 크루즈’ 광고에서 여주인공이 한 말이다. 20~30대로 보이는 그는 도심에서 차를 돌려 겨울 바다로 뛰어든다.

결혼과 집 대신 자동차를 선택한 그는 전형적인 '욜로(YOLO)'의 모습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You Only Live Once)'는 뜻의 욜로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뜻한다. 한국GM이 최근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짚은 셈이다.

◇ 車광고에 시대상 반영..브랜드 가치 제고에 일조= 이동 수단으로써 자동차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 만큼 자동차 광고에는 현재 사회상과 트렌드가 담긴 경우가 많다. 특히 자동차 브랜드가 추구하는 광고 타깃 혹은 이미지와 트렌드가 맞아떨어질 경우 기업들은 적극 활용한다.

에이셉 라키(ASAP Rocky)를 모델로한 벤츠으 'Grow up' 광고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에이셉 라키(ASAP Rocky)를 모델로한 벤츠으 'Grow up' 광고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이 같은 관점에서 최근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자동차 광고 캠페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Grow up(성장하라)'이다. 100년이 넘는 벤츠 브랜드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캠페인이다. 이달부터 총 5개의 소형 모델을 묶어 각각의 스토리를 100여개 이상의 동영상과 이미지 등으로 만들어 광고 중이다. 주로 현재 젊은 세대가 겪고 있는 가족과 꿈에 대한 고민을 소재로 했다.

'Grow up'에서 벤츠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자동차 성능보다는 새로움과 젊은 감각이다. 100년 이상의 역사가 갖고 온 ‘낡음’의 이미지를 버리고 젊은층을 공략한다. 장 띠에메 벤츠 마케팅 부사장은 "벤츠 전반의 브랜드 정체성을 좀 더 현대적이고, 진취적인 방향으로 이끌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힙합의 인기를 반영하듯 주요모델로 최고 힙합스타 중 한명인 에이셉 라키(ASAP Rocky)를 썼다. 에이셉 라키가 던지는 메시지는 '일을 잡아라(get a job)'이다. 자신의 형제가 죽은 실화와 함께 성공에 대해서 젊은층에 이야기한다.

현대차 슈퍼볼 광고 촬영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슈퍼볼 광고 촬영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미식축구 챔피언전인 슈퍼볼에서 선보인 광고도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현대차의 ‘더 나은 작전’은 미국 해외파병 군인과 가족을 보여주면서 ‘애국심’을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사회가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준 것이다.

이 광고는 현재 유투브에서 약 2600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또 현대차는 광고 제작에 위성 및 VR(가상현실) 장비를 적극 이용해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 광고에서 현대차 차량은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기아차는 미국 코미디언 멜리사 맥카시가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며 겪는 고난을 코믹하게 묘사하며 '니로'를 슈퍼볼에서 광고했다. 지구를 보호하자는 진지한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광고 후 미국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서 '니로' 클릭수가 급증하는 등의 효과를 얻었다.

◇ 車 광고도 움직인다…새로운 PPL 시장= 4~5년 전만해도 국내 자동차 광고는 대동소이했다. 특히 빅 모델은 자동차 광고에서 쓰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등장 인물보다 자동차가 더 부각돼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 유명 모델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감성광고’ 등 자동차업계에 유행하는 하나의 광고흐름이 있었다"며 "하지만 요즘은 대세 광고가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자동차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BMW가 제작한 단편영화 '더 이스케이프' 포스터 /사진제공=BMW
BMW가 제작한 단편영화 '더 이스케이프' 포스터 /사진제공=BMW
인터넷, 모바일, SNS 등 광고채널이 다양해지는 것도 ‘광고 다양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또 해외에 본사를 둔 기업들도 각 지역 법인에 폭 넓은 광고 재량권을 주고 있다. 한국GM의 경우 2~3년 전만해도 본사의 지침에 따라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이 광고에 등장해야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BMW그룹은 직접 단편영화 '더 이스케이프(The Escape)’를 만들어 신형 ‘5시리즈’를 알렸다. 영화에는 클리브 오웬과 다코타 패닝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다. 역동적인 추격 장면을 넣어 '5시리즈'의 성능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등 PPL(간접광고)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가 뜨면 주인공이 타던 자동차도 함께 유명세를 타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태양의 후예’에 ‘투싼’을 지원해 재미를 봤다. 특히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 시장 광고 효과도 톡톡했다.

지난 1월 종영한 ‘도깨비’에서는 직접 PPL에 참여하지 않은 기아차가 재빠른 광고제작으로 득을 봤다. 드라마가 끝나는 것에 바로 이어 드라마 주인공인 공유를 모델로 ‘K7’ 광고를 제작해 방영했다. 배경음악도 ‘도깨비’에 쓰인 음악을 사용했다. ‘도깨비’에 실제 협찬한 브랜드는 ‘마세라티’지만 광고효과는 기아차가 더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잘만 되면 PPL이 광고효과가 크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특히 촬영과정에서 차량이 손상돼 반납되는 경우가 많고, 촬영시간도 안지켜지는 경우가 많아 담당자들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남이
김남이 kimnami@mt.co.kr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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