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7' 자율주행차 실제 도로 시승해보니

서울대 K7 자율주행차 내부/사진=황시영 기자

지난달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2017 서울모터쇼' 개막 직전부터 서울대 차량 동역학 및 제어연구실에서 연구 중인 'K7' 자율주행차 시승 행사가 열렸다. 기자도 이날 킨텍스 제2전시장 7홀 후면에서 시작, 3.5㎞ 도로를 시속 50㎞ 내에서 약 15분간 자율주행차로 주행했다.

이번 시승은 일반 도로 주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과거 같은 차량으로 서울공대 내에서 자율주행을 경험했으나, 이번에는 신호등과 사전에 예측하지 못하는 주변 차량이 있는 등 실제 교통상황이라는 점이 달랐다.


K7에 타고 주차장 '바'(막대)를 통과한 후 '크루즈' 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모드로 바뀌었다. 자율주행 중 액셀러레이터를 밟거나 핸들을 잡으면 바로 수동모드로 전환한다. 자율주행모드를 끄려면 '크루즈' 버튼 바로 밑에 있는 '캔슬' 버튼을 눌러도 된다.

서울공대 팀은 이 차를 현대기아차 (115,900원 ▲800 +0.70%)로부터 구매해 '자율주행 알고리즘 구동용 PC'를 설치하고, 주변 차량을 인지하는 레이더(Radar) 센서 3개, 장애물을 인지하는 라이다(LiDAR·레이저스캐너) 센서 1개, 차선을 인지하는 전방 카메라, GPS(위성항법장치)를 달아 자율주행차로 개조했다. 레이더 센서는 차량 내부로 넣고 차체 강판을 투과율이 좋은 것으로 해 센서가 정상 작동되도록 했다.

서울대 K7 자율주행차/사진=황시영 기자

K7 차량은 교차로 신호 감지 및 좌회전 깜빡이를 켜는 부분에서만 운전자가 개입했고, 나머지는 자율주행으로 스스로 움직였다.


교차로 수동 개입은 교통 신호를 받는 부분이 아직 경찰청과 협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자율주행 보조기능)처럼 카메라로 신호등을 감지한 후 가거나 서는 것이 아니었다.

운전석에 탑승했던 정용환 서울대 박사과정은 "카메라 인식률이 100%가 아니다. 잘못하면 테슬라처럼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 5G 네트워크로 'V2I'(차 대 인프라)가 구축되면 아주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현재 차로 신호를 어떻게 줄 수 있을지 등 V2I 통신표준을 정하는 작업 중이다.

운전석 옆 태블릿PC는 트렁크 내 PC에 원격접속됐고, 자율주행 알고리즘에 바탕한 지도를 보여줬다. 노란 선은 차가 주행해도 되는 범위를 보여줬다. 빨간점은 레이더, 초록점은 라이다를 계속 움직이며 표시했다.

K7 자율주행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정한 자율주행 0~5단계에서 3단계와 4단계 사이에 위치한다. 운전자가 정해진 조건에서 운전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시스템은 모든 상황에서 차량의 속도와 방향을 통제하는 4단계는 아니고, 돌발변수 발생시 핸들을 손에 잡는 등 전방주시가 필요했다.

이밖에 좌회전 '깜빡이' 넣는 것이 자동으로 되지 않았고 태블릿PC의 터치로 대체했는데, 이는 차의 전장계통과 제어계통을 연결하는데 추가 비용이 발생해 아직 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전을 마칠 때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는데, 레이더와 라이다 센서는 정상 작동했다. 천둥이나 폭우, 폭설 외에는 인식에 문제가 없다. K7은 오는 9일 서울모터쇼 폐막일까지 일반인 시승도 가능하다.

자율주행차 주행 상황을 드론과 연결된 디스플레이로 보고 있다./사진=황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