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상하이모터쇼서 '사드 해법' 모색할듯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지난달 30일 베트남에서 귀국한 후 공항에서 바로 ‘2017 서울모터쇼’를 찾은 정의선 부회장(가운데)./사진제공=현대차

'글로벌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251,000원 ▼1,500 -0.59%) 부회장이 이달 중국에서 열리는 '2017 상하이 모터쇼'를 찾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직격탄으로 현대·기아차가 초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현장 경영을 통해 어떤 해법을 모색할지가 관심사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공식 개막하는 상하이 모터쇼에 현대·기아차가 참가키로 했으며, 정 부회장도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일정을 검토 중이다.

정 부회장은 올 들어서만도 미국 세계 최대가전전시회 CES와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뿐 아니라 제네바·서울모터쇼 등 글로벌 현장을 직접 누볐다. 스페인·러시아·베트남(동남아) 등 별도 해외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더욱이 이번엔 특수 상황이다.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 사업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정 부회장이 현장에서 묘안을 도출해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현대∙기아차는 사드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달 중국에서 7만2032대를 팔아 전년 같은 달에 비해 판매량이 52.2% 급감하며 반토막났다. 지난달 새로 나온 신형 '위에동'(한국명 아반떼) 정도만 8018대가 팔리며 선전했지만, 나머지 대다수 기존 차종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중국 현지 국영기업들과 합작 형태로 운영해 파장이 덜 미칠 것으로 낙관하기도 했지만, 이런 관측이 여지없이 빗나간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올 하반기 현대차 중국 5공장인 충칭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 모를 분위기다. 현대차 (251,000원 ▼1,500 -0.59%) 중국 창저우 4공장도 최근 가동을 멈췄는데 회사 측은 "기술개선 추진을 위한 일시적인 중단"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선 사드 여파로 인한 재고누적이 주요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자칫 이런 흐름이 계속되다간 현지 공장 캐파(생산능력)와 수요 사이에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내년쯤 현대차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이어서 현지 당국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정 부회장이 상하이 모터쇼를 계기로 직접 현장 분위기를 살피고 현지 관계자들과 소통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높다.

정 부회장은 그간에도 자주 중국 시장 점검에 나서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에는 상하이모터쇼와 격년으로 열리는 베이징모터쇼를 찾았고, 같은 해 11월에는 국내 기업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중국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정치인 3인방을 잇따라 만났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정 부회장의 상하이 모터쇼 방문 일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