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율주행차, 실제 도로 달린다…"전자업계 최초 성과"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삼성전자가 기존 차량을 개량해 만든 자율주행차 시험차량.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삼성전자가 개발한 자율주행자동차가 실제 도로주행에 나선다. 국내 전자업계에서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를 달리는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하 삼성 종기원)이 연구·개발 중인 자율주행차의 임시운행을 허가했다고 1일 밝혔다.
　
임시운행 허가제는 시험·연구목적의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정부가 허가하는 것으로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3월 현대차가 최초로 허가받은 이후 △서울대 △한양대 △기아차 △현대모비스 △교통안전공단 △KAIST △네이버랩스 △만도 등이 허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제도 시행 이래 19번째로 임시운행 허가를 획득했다.
　
삼성전자의 자율주행차는 기존 차량에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장착한 형태다. 여기에 삼성 종기원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실제 도로를 달리면서 주행기능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삼성 종기원은 이와 동시에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의 국산화 연구에도 착수했다. 라이다란 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로 사람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2015년 전장(자동차 전자부품)사업에 진출한 이후 전자업계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차 테스트에 나선 점에 주목한다. 이번 임시운행 성과에 따라 자율주행차가 삼성전자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2월 삼성전자는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국내 M&A(인수·합병)사상 최대규모인 80억달러(약 9조1200억원)에 인수하면서 전장사업 규모를 한층 확대했다.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반도체기술과 IT(정보기술) 노하우 등을 활용하면 전장사업에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당장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종기원은 10년 앞 미래를 내다보고 여러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하는 곳”이라며 “이번 자율주행차도 일종의 연구 차원이지 당장 상용화에 나설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 종기원은 임시주행 테스트 후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보완해 악천후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딥러닝(심층학습)을 결합한 차세대 센서와 컴퓨터 모듈 등 지능형 부품 개발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3월 임시운행 허가관련 규정을 개정해 운전대와 페달 등이 없는 다양한 자율주행차의 운행이 가능하도록 완화했다. 의무탑승 인원도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실제 도로환경을 구현한 자율주행차 실험도시인 ‘K시티’(K-City)는 올 하반기 고속주행로를 우선 개방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여러 업체와 대학간 연계·협력을 유도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