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영업왕 되려면…5000대 팔면 '판매거장'

임희성 현대차 공주지점 부장(왼쪽), 정송주 기아차 서울 망우지점 부장. /사진=현대·기아차

자동차 '영업왕'의 기준은 무엇일까.

전국 자동차 영업사원은 약 3만명이다. 현대자동차가 약 1만1000명, 기아자동차가 8000명 정도다. 영업사원은 본사 직영점 직원과 대리점 직원으로 나뉘는데 현대차의 경우 직영점 직원이 6000여명, 대리점 직원이 5000여명이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영업사원들은 지난해 연평균 60여대를 팔았다. 한 달에 5대꼴이다. 이들 가운데 '영업왕'으로 인정받고 소위 억대 연봉자가 되려면 연간 100여대를 팔고 이같은 경력이 20년가량 쌓여야 한다.

현대차는 기록적인 판매대수를 달성한 영업사원에게 단계별 명예포상을 실시하고 있다.

누적 판매대수 2000대를 돌파하면 판매장인, 3000대는 판매명장, 4000대는 판매명인, 5000대는 판매거장에 오르게 된다. 판매장인은 현재 전국에 57명이 있다. 판매거장은 지금까지 5명이 배출됐는데 이 가운데 2명은 퇴직했다.


현대차에는 부동의 '1등 영업왕'이 있다. 임희성 현대자동차 공주지점 부장으로 16년간 4200여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360대를 판매해 8년 연속 판매왕' 자리에 올랐다. 하루에 1대꼴로 차량을 판매한 셈이다.

임 부장은 인구 11만여명인 공주지역의 차 10대 중 1대는 그가 팔았다고 할 정도로 영업왕의 신화를 쓰고 있다. 지난해는 포터, 아반떼, 싼타페 순으로 많이 판매했다.

기아차는 2000대를 판매한 영업사원에게는 '스타', 3000대를 판매하면 '마스터', 4000대를 판매하면 '그랜드 마스터'라는 호칭을 주고 별도 시상을 한다.

기아차의 그랜드마스터는 7명뿐이다. 지난달 전남 해남지점의 박상준 영업부장이 누적 4000대 판매를 넘겨 일곱 번째 그랜드마스터가 됐다.

지난해 기아차 '판매 우수 직원 톱 10' 가운데 1위에 오른 정송주 서울 망우지점 영업부장은 지난해 403대를 판매했다. 매일 하루 1대 이상 차를 판 셈이다.

1994년 10월 입사한 정 부장은 2005년부터 12년 연속으로 기아차 판매왕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정 부장이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1999년 이후 2016년까지 18년간 판 차량은 총 4783대로 매년 평균 265대에 달한다. 그래도 아직 그랜드마스터는 되지 못했다.

자기 관리와 고객 관리에 철저해야 하는 '영업맨'의 일은 고독하고도 고되다.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팔아야 하므로 스트레스도 크다. 하지만 자동차 영업은 상대적으로 수입이 좋은 편이다. 자동차는 차 1대당 가격이 최소 1000만원 이상이므로 다른 영업과 비교하면 성과급이 상대적으로 많다.

자동차 영업사원의 급여는 기본급에 성과급을 더해 정해진다. 직영점 직원의 급여체계는 기본급 비중이 높고 성과급 비중이 낮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직영점 영업사원은 기본급 비중이 90%에 이른다. 현대차 직영점 직원의 평균 연봉은 80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9700만원)보다는 적다.

현대차에 따르면 직영점 판매직원의 기본급은 평균 7000만원 안팎이다. 차량 1대당 판매 인센티브가 20만~30만원 수준인데 지난해 1인당 평균 60대 정도를 판매해 성과급이 1200만~18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 직원은 반대다. 기본급 비중이 낮고 성과급 비중이 높다. 대리점 직원의 연봉은 판매 성과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수입자동차 딜러는 기본급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