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실시간 속보

제7회 청년기업가대회 배너(~9/3)대학생 축제 MT금융페스티벌 배너 (~8/20)

"짜장면의 신세계를 맛보실래요"

[차(車)로 가는 맛집]<1-1>인천 차이나타운 '만다복'·'신승반점'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입력 : 2017.05.07 08:50
폰트크기
기사공유
편집자주"음식점 중에서 맛있는 곳이란 어딘가 무서운 구석이랄까. 보이지 않는 부분, 수수께끼 같은 긴장감이 감도는 곳이다"(다니구치 지로 '고독한 미식가' 중) 맛있는 음식은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준다. 요리해준 사람의 손을 타고 느껴지는 진심에서 위로를 받는다. 차를 타고 부지런히 찾아다닌 미식의 여정을 소개해본다.
짜장면은 '특별'한 음식이다. 적어도 우리 가족에겐 그랬다. 생일이나 어린이날, 졸업식과 같은 '특별'한 날에 주로 맛본 탓도 있지만 '외식'이라는 이벤트로 인해 느낀 '가족간의 추억'이 마음 한켠에 '특별'하게 남은 날이 많아서다.

그래서 그랬는지 짜장면은 그저 짜장면이었다. 집에서 멀었는지 가까웠는지 정도가 아련히 떠오를 뿐, 어느 가게 짜장면이 유난히 맛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장소'보단 음식으로서의 '짜장면'이 우세하던 시절이었다. '어디로 갈까'보다는 '짜장면 먹으러 갈까'가 중요했단 얘기다. 그리고 빠질 수 없었던 건 누구와 함께 가느냐였다. 대학을 거쳐 직장에 들어와서도 한참을 그랬다. 마음에 맞는 지인들끼리 그렇게 여기저기 짜장면을 먹으러 다녔다.

이런 분위기는 어느 순간 달라졌다. 짜장면이 요리로 대접받기 시작하면서 가격과 상관없이 맛있는 곳을 찾아 줄서서 먹는 게 대세가 됐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데다 맛집 열풍이 거세지면서 '짜장면'이라는 음식에 가려 묻혀있던 '가게의 이름'이 하나 둘 입소문을 탄 것이다.
만다복의 '하얀 백년짜장'/사진=최석환 기자
만다복의 '하얀 백년짜장'/사진=최석환 기자

대표적인 곳이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만다복'과 '신승반점'이다. 살고 있는 집(경기도 부천)에선 3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되는 곳이라 쉬는 날이면 종종 찾는 맛집이다.

특히 만다복의 '하얀 백년짜장'은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짜장면이다. 음식을 주문하면 간짜장처럼 얇게 썬 오이가 듬뿍 올라간 면과 중국 된장에 볶은 고기를 버무린 춘장(소스), 닭고기 육수, 다진 마늘 등이 나온다. 우리나라 짜장면의 원형을 보는 느낌이랄까. 이 가게도 '백년짜장'을 이렇게 소개했다.

"100년전 화학조미료(MSG) 없던 시절 짜장을 만든 방법으로 재현한 고급 짜장면입니다. 담백하고 깔끔하고 씹을수록 장맛이 더욱 고소한 게 특징입니다."

맛있게 먹는 방법도 친절하게 설명해놨다. "소스를 약 2~3스푼 넣고(자신의 간에 맞게) 육수는 넣어도 되고 안넣어도 되고 개인취향에 따라 많이 넣어서 칼국수식으로 드셔도 됩니다. 비빔냉면의 육수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적당한 양 2스푼 정도) 잘 비벼서 맛있게 드십시오."

실제로 이 방법을 기초로 각자의 입맛에 맞게 간짜장처럼 비벼준 뒤 후루룩 면을 입 안으로 넘기면 특유의 감칠맛과 담백함이 새로운 짜장면의 세계로 인도하다. 오이의 상큼하면서도 쓴 끝맛과 고소한 고기가 어우러져 내는 깔끔한 맛도 일품이다. 쫄깃한 면을 다 먹고 남은 양념에 흰밥을 비벼 먹는 것도 꼭 즐겨봐야 할 별미다. 전체적으로 퍽퍽한 느낌이 있다면 닭고기 육수로 면과 양념을 적셔주면 한결 부드러워진다.
신승반점의 '유니짜장'/사진=최석환 기자
신승반점의 '유니짜장'/사진=최석환 기자

신승반점의 '유니짜장'도 동네에서 흔히 맛보기 어려운 맛을 보여준다. 중국식의 고풍스런 인테리어가 돋보인 만다복과 달리 가게 분위기도 모던한 레스토랑에 가깝다.

'유니짜장'은 겉보기만 보면 까만 춘장을 쓰는 간짜장과 유사하다. 하지만 바짝 튀겨 면 위에 올려진 계란후라이와 얇고 찰진 면발, 잘게 썰어진 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간 춘장 소스를 맛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일단 면을 씹기 시작하면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그릇을 비울 때까지 젓가락을 놓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짜장면의 원조라고 알려진 '공화춘' 창업주의 외손녀가 운영하는 집이라는 점은 맛의 깊이마저 더해준다.

"짜장면을 양껏 젓가락으로 말아 올려, 입가에 소스를 묻히며 후루룩 소리도 요란하게 한 다발의 짜장면을 넘기는 장면..."

글쓰는 셰프 박찬일씨가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라는 책에서 "생명의 힘을 느낀다"며 묘사한 대목이다. 가족 모임도 많은 5월, 당장 시동을 걸고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향해보자.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5월 6일 (15:34)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석환
최석환 neokism@mt.co.kr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글.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를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